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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포커스)‘루한 쇼크’..중국 멤버 ‘특별 관리’ 필요하다
2014-10-10 13:58:08 2014-10-10 13:58:08
◇엑소의 루한.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 루한이 팀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루한은 10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전속계약을 무효로 하고, 팀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얘기다. 엑소는 지난 5월 이미 비슷한 일을 겪었다. 당시 크리스가 SM을 상대로 같은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크리스는 중국에서 활동 중이다.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팬들의 충격은 더 크다. 루한은 왜 이와 같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걸까.
 
◇크리스와 닮은 꼴 소송..루한, 왜 엑소 떠나려 하나
 
루한의 소송은 크리스의 소송과 닮은 꼴이다. 두 사람 모두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을 뿐만 아니라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도 같다. 중국인인 루한과 크리스가 엑소의 중화권 유닛인 엑소-M의 멤버로서 활동했다는 것도 공통점.
 
팀을 떠나겠다는 이유도 닮은 꼴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소송이 진행되기 전, 중국 현지의 매니지먼트 측과 루한의 접촉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루한이 소송을 내기 전부터 가요계엔 루한이 크리스를 따라 엑소를 떠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었다.
 
중국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루한으로선 팀을 탈퇴해 중국에 진출을 한다면 엑소의 멤버로서 활동하는 것에 비해 더 큰 돈과 더 높은 인기를 손에 쥘 수 있다. 팀 동료였던 크리스가 같은 방식으로 팀을 탈퇴해 이미 선례를 만들어놓은 것 역시 루한의 이번 소송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루한은 전속계약상의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소속사를 상대로 한 소송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크리스 역시 소송을 진행할 당시 수익 배분과 활동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이에 대해 SM 측은 "소를 제기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동일한 법무법인을 통해 동일한 방법으로 패턴화된 소를 제기한다는 것은 그룹 활동을 통해 스타로서의 큰 인기를 얻게 되자, 그룹으로서의 활동이나 소속사를 포함한 모든 관련 계약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무시하고 개인의 이득을 우선시하여 제기된 소송으로 판단된다"며 "주변의 배후 세력도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 콘텐츠 빼간다”..업계, 우려의 목소리
 
이번 사건을 두고 “중국이 한국의 소중한 문화 콘텐츠를 빼가는 것이 아니냐”는 업계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음반 제작자는 “소송을 낸 중국인 멤버들은 국내의 체계화된 아이돌 제작 시스템을 거쳐 가수로 데뷔할 수 있었고, 한국과 중국에서 인기를 얻었다. 두 사람 모두 국내의 자본과 시간이 투자된 문화 콘텐츠인데 이제 정점에 오를 만한 시기가 되니 중국으로 가버리는 꼴”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데뷔한 아이돌 그룹들 중엔 외국인 멤버들이 포함된 팀이 심심찮게 있다. 이는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기획사의 전략. 특히 중국인 멤버들을 영입하는 그룹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막대한 문화 시장을 가진 중국은 가요 기획사의 입장에선 상당히 매력적인 무대다. 하지만 중국 시장을 겨냥한 중국인 멤버 영입 전략이 오히려 독이 돼 돌아오고 있는 셈.
 
또 다른 가요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기획사들은 외국인 멤버를 영입해 해외 시장을 노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인 멤버 영입에 대해 조심스러워질 수는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외국인 멤버, ‘특별 관리’ 필요하다
 
크리스와 루한을 비롯해 지난 2009년 소속사를 상대로 같은 소송을 제기했던 슈퍼주니어의 중국인 멤버 한경 역시 SM 소속이다. 하지만 외국인 멤버와 소속사간의 갈등을 SM만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SM을 상대로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 소송을 낸 한경, 크리스, 루한 사이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아이돌로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그룹의 멤버란 점과 중국에서 국내 이상의 인기를 얻었다는 점이다.
 
한 관계자는 “다른 기획사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건 중화권에서 러브콜을 보내거나 개인 활동을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스타성을 가지거나 높은 위치에 오른 중국인 멤버가 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SM 뿐만 아니라 국내 가요계 전체에서 중국인 멤버들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을 만한 방안에 대해 미리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멤버들이 국내에서 무리 없이 활동을 이어나가고, 해외 매니지먼트 측과 무분별한 접촉을 하지 않도록 특별 관리를 해줘야 한다는 것.
 
또 다른 관계자는 “외국인 멤버들의 특수한 상황에 대해 평소 소속사의 입장에서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SM 측은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중국을 포함한 해외 파트너들 및 법률 전문가들과 함께 적극적, 다각적으로 차분히 대응해 나갈 예정"이러며 "엑소의 향후 활동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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