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기저기서 '해외직구' 얘기가 많이 나오죠. 이제는 주식도 '해외직투' 시대입니다. 지금까지 국내 증시에만 투자하셨다고요? 전 세계에서 국내 자본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 정도. 달리 말하면 전세계 98%의 투자기회를 놓치고 계신 건데요. 해외 직접투자도 국내 주식투자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정보가 없어 막막하시다고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 투자할만한 해외 기업에 대한 정보를 NH농협증권에서 쏙쏙 뽑아 제시합니다>
가상에서 현실로 (From Virtual to Actual) 미래를 출력하는 시대.
많은 사람들이 직장 생활을 오래 하고 싶어하지만 생각보다 여의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자의 반, 타의 반, 회사 생활을 그만두면서 창업 대열에 나서보지만 생각보다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보다 창업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령 구두장사를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자기만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멋있는 구두를 제작하면 잘 팔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구두를 디자인하는 것과 이를 생산하는 제작과정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또한 대량생산 과정에서 난관에 봉착한다. 보통, 초기 자본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영세 자영업자의 형편으로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대량 생산이 쉽지 않다.
이러한 점을 해결 해줄 수 있는 구세주가 바로 3D 프린터다. 그렇다면 우리 생활에 혁명을 가져올 3D 프린터는 대체 누가 만들었는가?
3D 프린트는 일반인들에게는 아직 생소하다. 3D 프린터(Three-Dimension Printer)는 간단히 말해 3차원의 입체물을 만들어 내는 프린터다. 사실 3D프린터 기술은 30년 전인 1984년 미국의 찰스 훌(Charles W. Hull)이 설립한 회사 3D 시스템즈에서 시작된 오래된 기술이다.
찰스 훌은 빛을 받으면 고체로 변하는 액체 플라스틱이 들어있는 수조에 레이저 빔을 쏘아서 필요한 부분만 고체화시키는 방식으로 3D 프린팅 기술을 처음 선보였다. 그 후 이를 항공기, 자동차 산업에서는 시제품을 만드는 용도로 오래 전부터 사용해 오고 있었다.
Rapid Prototyping(신속조형)을 의미하는 단어가 최근 3D 프린팅으로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해진 것이다. 특히, 일반 가정에까지 보급될 수 있는 저렴한 프린터가 속속 만들어지고 있는 것도 최근 3D 프린팅이 이슈가 되는 이유다.
가정용 3D프린터 (자료=3D시스템즈)
3D 프린터의 원리는 가장 크게는 절삭형과 적층형으로 나눌 수 있다. 절삭형은 큰 덩어리를 조각하는 방식이고, 적층형은 층층이 쌓아 올리는 것이다. 요즘 나오는 3D 프린터는 대부분 첨가식 가공(Additive Manufacturing) 원리를 사용하는 적층형 프린트다.
쉽게 생각해서 피라미드를 만들 때 하나씩 쌓아 올리는 것처럼 만든다. 절삭형은 깎는 과정에서 손실되는 재료가 많은 반면, 적층형은 여분 재료의 손실이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3D 프린팅을 이용하는 이용자 입장에서 재료 손실이 많다는 것은 고민되는 부분이다.
현재 보급형 프린터들은 고체형 재료를 사용하는 FDM(Fused Deposition Modeling)방식이다. 필라멘트라고 불리는 얇은 플라스틱 실을 녹여 아래부터 위로 층층이 쌓아나가는 방식으로 프린터 가격이 저렴하지만 출력물 표면이 거칠다는 단점이 있는 방식이다. 그렇지만 프린터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도전해 볼 수 있는 나만의 3D 프린팅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반면 산업 현장에서는 보다 정교한 제작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파우더형 재료를 사용하는 SLS(Selective Laser Sintering) 방식을 선호한다. 먼저 SLS방식은 파우더형 재료(미세한 플라스틱 분말, 모래, 금속 가루 등)를 사용하는데 파우더가 담겨있는 수조에 레이저를 쏴서 얇은 막(Layer)을 형성하는 원리다.
우선, 전체적인 윤곽을 잡고 막이 형성된 뒤에 다시 파우더를 뿌리고, 다시 레이저를 쏘는 과정을 반복해서 물체를 조형하는 방식이다. 속도도 빠르고, 재료도 다양하며, 완제품도 정교하지만 프린터 자체가 비싸다. 고가에 부피가 크고, 사용을 위해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어 일반인들보다는 아무래도 산업용으로 더 적합하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3D 프린터의 재료는 플라스틱이다. FDM방식의 보급용 프린터에서는 주로 플라스틱이 사용되지만 고가의 산업용 프린터에서는 티타늄, 알루미늄, 나일론, 세라믹, 금, 은 등의 재료를 사용하여 다양한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3D 프린터의 미래는 재료에 달려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3D 프린터에 사용되는 재료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3D 프린터의 활용도 역시 무궁무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3D 프린터로 제작한 모형도 (자료=3D시스템즈)
그렇다면 지금 현재 시장은 형성되어 있을까?
산업용 3D 프린팅(Enterprise 3D printing)시장은 이미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개인용 3D 프린팅(Consumer 3D Printing)은 현재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즉, 명과 암이 아직은 존재하고 있다. 다만 주목해서 봐야 하는 시장이 있다. 바로 3D스캐너(3D scanners)와 3D 의료 프린팅(3D Bioprinting)은 점점 기대가 높아지는 분야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초 국정 연설에서 "3D 프린팅이 기존 제조 방식에 혁명을 가져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3-D printing that has the potential to revolutionize the way we make almost everything)" 고 언급하며 3D 프린터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또한 ‘3차 산업혁명’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예상도 있는데 과연 얼마만큼의 파괴력을 가질 수 있을까? 주식시장에서 답을 한번 찾아보는 건 어떨까?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3D프린트 회사는 크게 3D 시스템즈와 스트라타시스가 있다. 2개의 회사가 시장을 지배하는 양대 산맥이지만 3D시스템즈에 눈이 간다. 이유는 기술력 때문이다.
3D프린트 기술력을 평가하는 특허 수에서 살펴보면 3D 시스템즈는 1200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3D프린트 시장의 핵심은 디자인에서부터 제조까지의 가치사슬을 모두 보유한다. 즉 고객지향적인 서비스가 가능한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3D 시스템즈 주주지분 현황 (자료=NH농협증권,Bloomberg)
무릇, 기업을 살펴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사항이 바로 지배구조다. 우선,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전문 기관투자자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 가운데 3D시스템즈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리더는 누구인가? 바로 레이첸탈 아브라함(Avi Reichental)이다.
레이첸탈은 앞으로 ‘모든 집에 모든 방에 한 개 3D 프린터’라는 비전으로 3D 시스템즈를 이끌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3D 시스템즈를 이끌고 있는 레이첸탈은 3D시스템즈가 단순한 3D프린트를 생산했던 회사에서 3D프린팅 솔루션 업체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포츈 잡지에서 선정한 Top 50명의 비즈니스 리더로도 선정된바 있다.
3D 시스템즈 주가 추이 (자료=NH농협증권 GTS)
이번에는 주가를 한번 살펴보자. 주가를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최근의 주가 하락은 시장 하락의 영향이 크다.
또한 최근 3D시스템즈는 벨기에의 3D프린팅업체 레이어와이즈(LayerWise)를 인수하면서 인수금액에 대한 부담이 가격에 반영되어 있는 모습이다. 3D시스템즈가 레이어와이즈를 인수한 이유는 금속 3D프린팅 분야의 선점효과를 갖기 위해서다. 금속3D프린터의 경우, 항공우주나 의료, 치과, 정밀기계 등의 다양한 사업에서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산업재시장의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쨌든, 주가는 단기적으로 부진할 수 밖에 없겠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시장규모가 커지는 분야임은 분명하다.
애플모양의 금속 조형물 (자료=Laywise)
3D 프린트에 투자한다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다. 고객들은 자신들을 위한 제품(On demand parts)과 개인화(Personalized)된 니즈를 원한다. 또한 산업현장에서도 맞춤형 제품과 소재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현재 고가의 산업용 프린터에서는 티타늄, 알루미늄, 나일론, 세라믹, 금, 은 등의 다양한 재료를 바탕으로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사실상 3D프린터의 미래는 사용하는 재료에 달려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용되는 재료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이미 산업용 3D 프린팅(Enterprise 3D printing)은 이미 기대 절정기를 지나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개인용 3D 프린팅(Consumer 3D Printing)은 과도한 기대감에서 벗어나 꾸준한 저변확대가 이루어지고 있다. 3D스캐너(3D scanners)와 3D 의료 프린팅(3D Bioprinting)은 점점 기대를 모아가고 있는 분야다. 특히 3D시스템즈가 주목하는 분야가 바로 의료시장과 교육시장이다.
현재로서는 의료시장이 3D시스템즈의 가장 큰 사업부문중의 하나이다. 일반인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지만 매우 큰 부가가치를 지닌다. 예를 들어 일단 문제가 되는 신체 부위를 스캔한다. 스캔된 데이터는 실행 가능한 디자인 파일로 만들어진다. 디자인 파일은 부드러운 고무나, 세라믹, 플라스틱과 같은 재질로 3D 프린트된다. 서로 다르게 생긴 개인의 몸에 꼭 들어맞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그 자체로 상업적 가치를 가지게 된다.
3D 시스템즈가 가지고 있는 자회사 Bespoke Innovations는 맞춤형 보철과 의족을 생산할 수 있는 회사다. 3D시스템즈는 이러한 헬스케어 서비스로 전체 매출의 30%를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 인간의 몸 속에 얼마나 다양한 소재의 금속 및 다른 물질이 들어갈지 모르겠지만 헬스케어 부문에서만큼은 3D 프린팅 기술이 가장 범용성이 높은 부문일 것이다.
3D프린팅으로 만든 두개골과 치아 (자료=3D 시스템즈)
지난 2013년 3D시스템즈의 헬스케어 수익은 7100백만 달러(745억)를 기록하여 전체 수익의 14%를 기록했다. 또한 교육 시장에서의 부가가치도 매우 커지고 있다. 많은 엔지니어들이 설계한 모형이 실제로 구현되는 모습을 보기가 어려웠으나 앞으로는 설계한 모형을 그대로 출력하여 보는 것이 일반화 될 것이다.
이에 따라 3D 프린터 판매를 비롯하여 이와 관련된 서비스 시장도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3D시스템즈는 3D프린트를 비롯해 3D프린트용 소재와 서비스 사업부문을 모두 갖춰 시장의 강자로 군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3D 시스템즈 재무 데이터 (자료=NH농협증권,Bloomberg)
3D 프린팅 시장은 연간 30%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산업이다. 3D프린팅 시장 조사업체인 홀로(Wohler Associates)에 따르면 3D프린팅 제품과 서비스 수익은 25년 동안 27% 성장이 예상돼 2020년까지 2조 2000억 원의 시장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리서치기관인 Canalys도 2014년 성장률을 79%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3D 시스템즈의 성장 스토리가 예상되지만 쉽게 매수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주식이다. 왜냐하면 주변에서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입을 오르내릴 때 이미 주가가 올라가 있는 경우가 많다.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의 가장 큰 차이점이 바로 이런 부분이다.
우리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산업이 해외에서는 이미 상당부분 진행되고 있다. 이제 국내에서는 고성장 산업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성숙한 시장으로 접어들고 있다. 반면 해외에서는 다양한 기업가정신으로 무장된 사람들이 펼치고 있는 신규 시장이 고성장을 보이고 있고 그 대표적인 예가 3D프린트 시장이다.
그렇다면 지금 국내에서 보기 힘들다는 이유로 바깥 세상의 고성장을 외면한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해외투자의 진면목은 고성장 산업에서 답을 찾는 것이다.
지금도 3D프린터 기업 3D시스템즈는 새로운 2014년 재무제표를 찍어내고 있다.
김규배 NH농협증권 국제영업팀 차장
이 뉴스는 2014년 10월 6일 ( 15:9:24 ) 토마토프라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선영 아이비토마토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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