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도 크게 버는 골목 가게의 비밀> 김준호 지음 | 길벗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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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이 없는 시대다. 통계청에 따르면 55~64세의 평균 근속기간은 지난 5월 기준 15년 4개월에 불과하다. 지난해보다 6개월이나 줄었다. 다수가 50세를 전후로 일자리를 잃는 게 현실이다.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재취업 또는 창업을 고민해야할 때가 갑자기 닥친다는 것이다. 재취업도 그렇지만, 특히 창업의 경우 준비 없이 시작했다간 망하기 쉽다. 잃는 것은 훨씬 많다. 창업을 해야겠다면 반드시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다.
<작아도 크게 버는 골목 가게의 비밀>은 서울신용보증재단에서 창업 컨설턴트로 일하는 김준호 씨가 이런 상황에 맞게 첫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쓴 책이다. 김 씨가 창업 상담을 하며 얻은 성공 비결뿐만 아니라, 실패 사례도 구체적으로 소개돼 있어 독특하다. 성공 사례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남의 일 같아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으나, 실패 사례는 적어도 '그렇게 했다간 망한다'는 강렬한 타산지석의 교훈을 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소규모 자영업을 할 때 필요한 경영 지식과 정부지원정책도 설명하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글 자체도 단문 위주이고 기사체로 쓰여 읽기 쉽다. 물론, 이 책만으로 창업 준비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책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다양한 유·무료 창업 준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사업에 직접 뛰어들면서 배워야 할 것이다.
▶ 전문성 : 저자의 전문성은 ▲소상공인시장진흥원 자영업 컨설턴트 ▲중소기업청 프랜차이즈 수준평가 심사위원 ▲서울시 사회적기업 컨설턴트 등의 경력으로 짐작할 수 있다. 창업 대박과 쪽박 사례가 26가지 소개된 점은 창업에 관심 있는 이들의 눈길을 끌 만하다.
▶ 대중성 : 창업은 20대부터 60대까지도 관심이 있는 주제일 것이다. 인터넷을 활용해 상권 분석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대목 등은 정보기술(IT) 환경에 어두운 예비 창업자에게 도움이 될 듯하다.
▶ 참신성 : 이 책은 실제 창업할 때 따라해 볼 방법들이 소개돼 있어 요긴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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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창업 아이템 찾는 법을 우선 소개한다. 돈을 쫓지 말고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으라는 게 저자의 핵심 조언이다.
특히 화려한 성공 사례를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현실적인 경우는 물론 실패 사례도 소개하고 구체적 방법을 제안하면서 설득력을 높였다. 예컨대 40대 주부가 지점토 공예를 배우다가 흥미를 느껴 집에 공방을 차려 월 150만원을 버는 사장이 된 사례가 있는가 하면, 노래방이 계절을 타지 않고 장사가 잘 된다고 해서 무턱대고 사업을 했다간 야간 영업 탓에 삶의 질이 떨어진 경우도 나온다.

저자는 잘 되는 창업 아이템을 찾으려면 현재 유행하거나 앞으로 인기를 끌 트렌드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인가구·여성·스마트폰 등 최신 트렌드가 소개되고, 네이버나 구글을 통해 지역별 트렌드를 아는 방법도 소개된다.
이런 트렌드는 독자가 뉴스를 자주 접했다면 이미 아는 내용일 수 있다. 책은 그런 점에서 "유행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며 기존 창업 아이템을 응용하는 방법도 제시해 정보를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관련 DVD방과 찜닭, 노래방 사업을 잇따라 벌였다 망한 사례를 전하면서 "제대로 된 시장 조사 없이 유행을 좇은 사례"라고 평했다. 반면, 사양 산업으로 보였던 수제 도장 분야에 캘리그래피(글자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를 더하는 등 '융합'을 통해 사업에 성공한 사례, 매장 입지가 좋지 않았으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성공 가도를 달리는 경우가 제시된다.
이어 수익이 아니라 사업 차별화와 전문성을 갖춰 고객을 열광시킬 궁리를 하면서 늘 공부하는 사장이 돼야 성공한다는 조언과 각종 사례가 이어진다. 불법 행위로 구속된 '룸살롱계의 스티브 잡스' 이경백 씨의 사연을 통해 정당하지 못한 방법을 제외한 영업 방식의 장점만 분석해 소개하는 점도 독특하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 '맥주 무제한 공짜', '매직미러 초이스 시스템' 등 새로운 영업 방식을 만들어 관련 업계를 뒤흔든 이 씨도 남산도서관에서 경영을 공부했다는 것이다. 이밖에 고객의 속내를 보는 방법, 단골을 만드는 법도 소개된다. 아울러 자사 매출액과 수익성을 파악하고 경쟁사를 분석하는 법도 알려준다.
저자는 "소규모 창업자들은 정부지원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창업자가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각종 정부지원금도 정리했다. 지원금을 받기 위한 신용등급 올리는 방법과 지원 조건, 주의해야 할 점 등이다. 최근 곳곳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상가임대차 계약 관련 분쟁을 해결하는 통로도 간략히 소개됐다. 다만 창업 관련 법적 분쟁은 처음 겪을 경우 큰 위기에 빠질 수 있으므로 이를 해결한 사례도 소개해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책 속 밑줄 긋기
"다른 선수들은 퍽이 있는 곳으로 달려갑니다. 하지만 나는 퍽이 갈 곳으로 가려고 노력합니다." -웨인 그레츠키(캐나다 아이스하키 선수)
"어디로 배를 저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어떤 바람도 순풍이 아니다" 미셸 몽테뉴(프랑스 사상가)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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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문화체육부 기자
이 뉴스는 2014년 10월 1일 ( 18:3:37 ) 토마토프라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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