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최근 들어 은행의 PB센터나 자산관리 상담창구에는 멀티에셋인컴펀드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2년 전 인기몰이를 하다가 잠시 주춤했던 인컴(income) 기반 펀드가 요즘 유동적인 시장에 고민이 많은, 특히 은퇴를 앞두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월 말 코스피가 2080을 찍으면서 주식 투자에 뛰어들기에는 상대적으로 늦은 것 같고 내년에 미국의 출구전략이 본격화 되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 입장에서 지금 시점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가 꺼려진다.
인컴펀드 바람이 불었던 2년 전에도 상황이 비슷했다. 당시 코스피가 1850~2000 박스권에서 맴돌면서 투자자들은 불안정한 시장에 대비하자는 심리에서 상대적으로 중위험·중수익상품인 인컴펀드를 많이 찾았다.
김영웅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팀장은 "인컴펀드는 배당주를 포함해 국채, 부동산리츠 등 이자를 제공하는 다양한 상품에 투자하기 때문에 주식형 펀드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으로 인컴펀드 31개는 지난 1년간 10.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11.16%)와 해외주식형펀드(11.59%)를 소폭 밑돌지만 국내채권형펀드(4.06%), 해외채권형펀드(8.83%)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월급처럼 따박따박 운용수익 받는 인컴펀드
우선 인컴(income)이란 무엇인가. 투자는 자본 이득과 인컴, 두가지로 나뉜다. 자본이득은 물건을 팔아서 수익을 낸다는 것이다.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 같다는 판단에서 부동산을 사고 나중에 되팔아서 시세차익을 남기는 식이다.
인컴 수익은 자본 이득과 다르다. 자산을 사서 꾸준히 갖고 있으면 일정한 기한마다 수익을 꼬박꼬박 받는 것이다. 운용수익을 매달 지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꾸준한 수입이 필요한 은퇴자들에게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인컴'이 나오는 자산에는 대표적으로 배당주, 해외 채권, 부동산 리츠 등이 있다. 배당주는 일반적으로 시중금리를 웃도는 배당수익률을 가진 주식을 말한다. 과거 배당수익률과 배당성향이 지속적으로 높았던 기업의 주식이 주된 배당주로 꼽힌다.
해외 채권은 세계 각 국가의 주요 금융시장에서 발행·유통되는 채권을 말한다. 여러 시장에서 발행되기 때문에 대규모 자금 모집이 가능하고 유동성도 높다. 우리나라 국채금리는 3%만 되도 높다고 하는데 연 12%에 달하는 브라질 국채도 투자 대상으로 관심이 높다.
부동산 리츠의 경우 1000억짜리 펀드를 조성한 운용사가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면 펀드 투자자는 임대수익률에 따른 인컴을 챙길 수 있다. 부동산을 직접 사고 팔지 않더라도 상가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자산을 불릴 수 있으니 인컴자산으로 분류된다.
시장에서는 국내형 보다는 글로벌 인컴펀드를 더 선호한다. 우리나라 경기가 부진할 때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의 이익 요인을 누리기 위해서다. 김영웅 팀장은 "경기부흥기에는 자본이득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이 계속되면서 인컴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단일펀드 리스크 보완한 멀티에셋인컴
멀티에셋은 '자산 배분'이다.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는 분산 투자와 비슷한 얘기다. 배당주, 해외 채권, 부동산 리츠 등 인컴을 제공하는 자산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제는 어느 하나에만 투자하는 펀드보다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를 해야 알파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김 팀장은 "단일 자산에 투자하는 인컴 펀드보다 멀티에셋(분산투자)을 바탕으로 더 안정적인 인컴을 추구할 수 있다"며 "최근에는 멀티에셋이 글로벌 멀티에셋인컴이라는 인컴자산군으로 이름을 바꿔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멀티에셋인컴펀드도 국채, 투자등급채권 등 전통적인 인컴자산을 비롯해 주식, 부동산, 인프라와 같은 성장 자산, 하이일드채권, 이머징마켓채권, 대출 등 하이브리드 자산에 투자한다. 요즘에는 블랙록과 슈로더, 피델리티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공격적으로 내놓고 있다.
인컴형 상품은 '초이노믹스'라 불리는 최경환 경제팀의 경기부양 정책과도 맞아떨어지고 있다. 김 팀장은 "세제 개편으로 기업들에게 배당을 더 많이 하도록 환경을 만들면서 인컴자산 가운데 배당주가 수혜주가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기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금리가 단기간에 급등할 경우 인컴 자산도 종종 충격을 받지만 경기 회복 뒷받침된 완만한 금리 상승은 기업 실적 개선에 따른 배당수익 증가를 동반한다는 설명이다. 과거 금리 상승기에 인컴 펀드의 주수익원인 글로벌 배당주는 예상 외로 뛰어난 성과 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멀티에셋인컴펀드 역시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만큼 자신의 투자 성향을 고려해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 팀장은 "과거에는 한번에 투자 수익을 많이 내려는 성향이 강하다보니 자산배분이나 인컴에 관심이 적었다"며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만큼 증권사에서 고지하는 높은 수익률에만 의존하지 말아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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