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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상장사 상반기 영업익 추락..적자기업도 속출
2014-08-25 10:50:23 2014-08-25 10:56:55
◇지난 6월9일에 열린 전경련 주최 하반기 경기전망 세미나 모습.(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올 상반기 100대 상장기업의 절반 이상이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009540)KT(030200), S-Oil(010950) 등은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등 영업손실을 낸 기업들도 지난해 상반기 대비 크게 늘었다.
 
25일 재벌닷컴이 금융사를 제외한 상장사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실적(개별기준)을 집계한 결과, 조사대상의 절반 이상인 52개사에서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100대 기업 전체 매출은 441조609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445조8408억원보다 4조1313억원(0.9%) 감소했다. 기업의 실질적 수익 지표인 영업이익도 지난해 29조8266억원에서 올해 27조2047억원으로 2조6220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폭은 8.8%에 달하며 영업이익률은 6.7%에서 6.2%로 0.5%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상반기 중 적자를 낸 기업도 15개사로, 지난해 11개사보다 4곳이 늘었다. 이중 KT와 현대중공업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KT는 상반기 매출이 8조90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나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4293억원 흑자에서 올해는 9341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경기 침체로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9.7% 급감한 11조845억원을, 영업이익도 870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791억원 흑자와 비교하면 충격적인 결과다. 특히 2분기에만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며 시장에 어닝쇼크를 안겼다.  
 
에쓰오일의 경우 매출은 지난해보다 0.2% 늘어난 15조21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4267억원 흑자에서 올해는 7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에쓰오일의 적자는 1998년 쌍용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처음이다.
 
이밖에도 삼성전기(009150), 한진중공업(097230), 동부제철(016380), 동국제강(001230) 등이 매출 급감에 따른 적자를 기록했고, 현대미포조선(010620)의 경우 지난해 336억원이던 적자규모가 올해 3189억원으로 10배로 불었다.
 
 
흑자를 보인 기업들도 흑자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삼성중공업(010140)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7313억원에서 올해 656억원으로 91%나 급감했고, 현대로템(064350), LG디스플레이(034220), 삼성테크윈(012450), 금호산업(002990), 한화케미칼(009830) 등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절반 가량 반토막 났다.
 
 
삼성전자(005930)는 매출이 73조1739억원으로 5.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1조490억원으로 2.2% 증가하며 체면을 세웠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를 정점으로 영업이익 하락세가 눈에 띄는 등 갤럭시 부메랑 효과에 힘겨워 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더불어 수출경제를 주도하는 전차군단의 일원인 현대차(005380)도 외형적 성적은 양호한 수준이지만 환율 직격탄에 통상임금을 둘러싼 노사 갈등으로 궤도를 벗어났다는 평가다. 여기에다 수입차의 공세와 세월호 참사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은 안방인 내수마저 불안케 하고 있다. 현대차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늘어난 22조1775억원, 영업이익은 17.1% 증가한 2조244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LG전자(066570)SK하이닉스(000660)는 눈에 띄는 실적 호조를 보였다.
 
LG전자는 상반기 매출이 15조3594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7.2% 늘었고 영업이익은 3283억원으로 무려 186.9% 급증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조5327억원과 2조990억원으로 13.5%, 60.1% 증가했다. SK텔레콤(017670)SK이노베이션(096770) 등 기존 SK그룹을 이끌던 주력 계열사들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가운데 SK하이닉스만이 나홀로 고공행진을 펼치며 위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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