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간밤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모두 2% 가량 급락한 가운데, 이날 저녁 발표되는 고용지표가 시장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31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 대비 1.88% 내린 1만6563.30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로써 7월 한 달을 1.56% 하락세로 마무리해 월간 기준으로 5개월 연속 이어진 상승 흐름을 끝마쳤다.
◇다우존스 지수 차트(자료=야후파이낸스)
이날 S&P500 지수도 2%나 밀려 지난 2월3일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고, 나스닥 지수 역시 2% 넘게 미끄러졌다.
월가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내외 불안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분석했다. 대외적으로 이스라엘·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우려에 이어 아르헨티나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문제까지 수면 위로 떠오른데다 미국 내부적으로는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티나 후퍼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 스트래지스트도 "현재 증시는 불확실성 속에 사로잡혀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가운데 현재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연준의 조기 금리 인상 전망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 방송 CNBC 역시 "우크라이나, 이스라엘은 모두 잊어도 된다"며 "사실 투자자들은 지난 6년 간의 강세장을 무너뜨릴 만한 최대 변수는 연준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 투자회사 컨버지엑스가 236명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1%는 단기 변동성의 원인을 측정할 때 '연준 정책을 다른 여러 요인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연준의 조기 금리 인상 전망은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기반한다. 지난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는 연율 4.0%로 집계됐다. 직전분기의 마이너스(-)2.1%에서 급반전한 것으로 3%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도 훌쩍 웃돌았다.
이에 따라 곧 발표를 앞두고 있는 미국의 7월 고용지표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달 비농업 부문 고용은 23만3000명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달의 28만8000명 증가에는 소폭 못 미치지만 6개월 연속 20만명은 웃도는 수준이다. 실업률은 6.0%로 지난 2008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마이클 가펜 바클레이즈 이코노미스트는 "비농업 부문 고용이 올해 평균 20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상반기에 이미 우리의 전망을 앞서 23만명을 기록했다"며 "미국 고용시장은 임금의 점진적인 상승세와 함께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미 노동부는 2분기 고용비용지수(ECI)가 0.7% 올라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제임스 폴슨 웰스캐피탈마켓 스트래지스트는 "만일 임금이 올라가면서 실업률도 하락할 경우, 투자자들은 올해 연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맞춰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트 카신 UBS 이코노미스트도 "시장은 고용 지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비농업 부문 고용의 호조는 조기 금리 인상 우려를 부추기고 시장을 동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날 뉴욕 증시의 하락세는 아직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실제로 미국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향후 몇 년간 미국 주식시장이 현재 수준에서 50% 가량 폭락해도 놀랍지 않다"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가운데, 연준의 긴축 정책까지 가세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월가 대표적인 비관론자 '닥터 둠' 마크 파버는 오는 10월까지 미국 증시가 최대 30%까지 주저 앉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미국 경제 방송 CNBC는 "7월 고용 지표는 강한 고용 성장세를 보여줄 것"이라며 "이는 미국 경제에는 좋은 소식이지만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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