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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김동주 파동..바람잘 날 없는 두산베어스
2014-07-11 08:47:01 2014-07-11 08:51:14
 
◇지난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베어스-LG트윈스의 경기에서 두산 선발 유희관이 5회말 무사 상황에서 다섯 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3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News1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최근 두산이 여러 악재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선수들의 줄부상에 이어 도핑 테스트 적발로 출장을 정지당하는 선수가 등장했고 팀의 상징과도 같은 베테랑 선수가 이적을 강력 요구하는 의사를 언론에 밝히는 상황도 왔다.
 
혼란을 겪는 팀이 성적이 좋을 수가 없다. 지난달 초 3위였던 리그 순위는 어느새 5위로 떨어져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6위인 KIA에 1경기 차이로 쫓기는 신세다.
 
◇잇따라 발생한 주전 선수의 잔부상
 
운동 선수와 부상은 피할 수 없는 관계이긴 하지만 최근 두산은 주전 선수의 잇따른 부상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8일 잠실 LG전에는 오랫만에 김현수가 4번에 배치됐다. 올해 두산의 4번타자는 외국인 타자 칸투다. 김현수의 4번 배치는 칸투가 경미한 옆구리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타순의 연쇄이동이 불가피했고 정수빈, 민병헌이 각각 1번과 3번에 자기 이름을 올렸다. 칸투는 하루 휴식 이후 9일 경기에 다시 출전했다.
 
바로 직전 경기인 6일 삼성전엔 7회 채태인의 3루 질주를 수비하던 이원석이 채태인과 충돌하며 손가락 부상을 입었다. 이원석은 8일 경기에 나오지 못했고 9일에도 최주환의 대타로 경기 후반에 나왔다.
 
지난달 22일 경기에선 김현수와 니퍼트가 잇단 부상을 당했다. 김현수는 이날 3회 상대 실책으로 출루해서 볼넷에 2루를 밟았고 홍성흔의 기습번트에 3루로 슬라이딩을 하다가 오른쪽 다리가 베이스에 부딪쳐 충격을 받았다. 니퍼트는 4회초 맨손으로 내야 땅볼 타구를 잡으려다 부상을 입게 됐고, 5회를 채운 후 바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결국 이날 두산은 5-0으로 이기다 8-10으로 역전패했다.
 
◇이용찬. (사진제공=두산베어스)
 
◇'어처구니없는' 도핑 관련 규정 위반 및 출전정지
 
부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도핑위반은 '어처구니없는' 악재다. 팀으로서는 주전 마무리 투수를 쓰지 못하게 됐고, 선수 개인으로서도 부정적인 꼬리표가 따라붙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4일 도핑금지 규정에 의거해 두산 투수 이용찬에게 '10경기 출장정지' 제재를 내렸다. 지난달 실시한 도핑테스트 결과 이용찬의 소변 샘플에서 사용 금지약물에 해당하는 글루코코티코스테로이드(Glucocorticosteroids)인 베타메타손(Betametasone)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금지약물 검출 결과를 통보받은 이용찬은 KBO 반도핑위원회가 개최한 청문회에 참석해 해당 약물에 대해 "경기력 향상 의도가 아닌 피부과 질환 치료를 위해 병원의 처방을 따랐다"고 소명했다.
  
하지만 KBO 반도핑위원회는 이용찬 선수가 제출한 진료기록을 확인한 후 "약물이 질환 치료 목적으로 사용된 것은 인정하지만 'KBO 도핑금지 규정'에 명시된 TUE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검출된 약물이 세계반도핑기구(WADA) 규정상 경기기간 중 사용해선 안될 약물"이라며 10경기 출장 정지의 제재를 유지했다.
 
이용찬의 부재는 두산의 마운드 운용에 구멍으로 다가왔다. 다른 투수가 이용찬의 역할을 대신하게 됐지만 완벽히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9일 잠실 LG전서 2-2로 팽팽히 맞선 10회말 두산은 정재훈을 올렸다가 끝내기 점수를 내주며 패배했다. 10회초 봉중근이 마운드에 올라 안정적으로 두산 타자들을 막아내던 LG와는 대조적이다.
 
송일수 두산 감독은 이용찬 복귀 전까지 이현승과 정재훈을 상황에 따라 마무리로서 당일 마운드 위에 올리겠단 입장이다. 그렇지만 시즌 10세이브(3승3패·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한 이용찬의 '빈자리'는 크다.
 
◇'간판 베테랑'이 불러온 뒤숭숭한 분위기
 
여기에다 이번에는 팀을 대표하는 베테랑 선수가 이적을 요구했다. 그것도 언론을 통해 먼저 공개한 터라 구단과 해당 선수는 더욱 불편한 관계가 됐다.
 
김동주는 지난 9일 아침 보도된 한 스포츠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두산에서 쓸 수 없다면, 다른 곳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구단에 요구하겠다"는 내용을 밝혔다. 
 
김동주는 올시즌 1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퓨처스(2군)팀에 머물고 있다. 올해 퓨처스리그 43경기에서 기록한 김동주의 성적은 '3홈런 1도루 14볼넷 19삼진 18타점 8득점, 타율 3할1푼7리(101타수 32안타)'다. 이름에 비해선 뛰어난 성적이라 할 수 없다.
 
하지만 김동주가 홀대받을 만한 선수는 아니다. '두목곰'으로 불리며 10년 이상 팀의 간판 스타로 자리매김했던 중심타자다. 지금도 그의 1군 무대 복귀를 바라는 팬들이 외야 관중석서 현수막을 들고 시위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힜다.
 
이에 대해 송일수 감독은 "선수가 구단에 요청도 하기 전에 자신의 거취에 대한 언급을 외부에 흘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2014년 6월10일 이후의 두산 베어스 순위 변동. (이미지=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홈페이지 캡처)
 
◇쭉쭉 떨어지는 성적
 
이러한 와중에 성적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달 14일 경기 전까지 NC에 이은 3위팀이었다. 한때 2위를 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경기에서 4위로 떨어지더니 지난달 20일에는 5위까지 하락했다.
 
이후 20일 가까이 5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제는 이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다. 
 
6위 KIA와는 불과 1경기차다. 언제라도 순위가 바뀔 수 있다.
 
두산은 지난 5월27~29일 광주 KIA전에서 위닝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를 가져간 이후 11번의 3연전을 치렀다. 그 중 위닝시리즈는 한 1차례 뿐이다.
 
바람잘날 없는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어렵다. 두산이 지금의 난국을 헤치고 도약할 수 있을지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두산베어스 6~7월 경기 결과. (정리=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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