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승객들 "해경 왔지만 움직이면 안 된단다"
선내 대기하라는 방송 반복..차분히 구조 기다려
2014-05-06 16:39:18 2014-05-06 16:43:40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세월호 침몰사건 당시 승객들은 해양경찰 구조대가 와 있었던 것과 선원 일부가 탈출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선내에 대기하라는 방송을 믿고 계속 대기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사고 당시 조타실 선원 7명 모두가 승객을 대피시키라는 해상교통관제센터의 지시를 들었지만 어느 누구도 구조 시도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이성윤 목포지청장)에 따르면, 사고 당시인 오전 9시38분쯤 선내 탑승객들의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보면 “해경이 왔다. 속보도 떴다. 아직 움직이면 안 된단다”는 내용이 오갔다.
 
합수부 관계자는 "당시는 기관실 선원들이 탈출하던 시각으로 선원들이 탈출할 때 승객들도 이를 알고 있었지만 움직이지 말고 선내에서 기다리라는 방송지시에 따라 차분히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선내 대기 방송은 최초 사고시부터 오전 10시까지 계속 되다가 배가 물에 잠기기 시작하자 잔류해있던 일부 승무원들이 탈출하라고 전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 방송은 조타실의 지휘를 받아 승무원 강모씨가 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방송지시를 조타실에 있던 이준석 선장(68·구속)이 지시한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선원들 간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또 사고 당시 선원들은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로부터 승객들을 대피시키라는 지시가 있었으나 아무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합수부 관계자는 "사고 당시 조타실 선원 모두 진도 VTS로부터 승객 대피 무전 내용을 들었으나 누구도 승객을 대피시키려는 조치가 없었다는 사실을 전원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조타실에는 이 선장 외에 항해사 등 7명이 있었던 상태로 VTS와의 교신 내용은 조타실 내부 스피커를 통해 모두 들을 수 있는 상태였다.
 
한편, 합수부는 사고 당시 카카오톡 등 승객들의 대화 내용과 동영상 등을 분석한 자료를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로 부터 건네 받아 사고 당시 상황과 정확한 사고원인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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