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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제친 국산 완구, 캐릭터 경쟁 뜨겁다
2014-04-14 17:32:34 2014-04-14 17:40:38
[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국산 완구가 캐릭터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레고의 판매량을 제친 데 이어 후발 주자들이 속속 가세하면서 완구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장 확대와 함께 질적인 성장이 동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기아차(000270)를 모티브로 2009년 영실업이 출시한 또봇은 지난해 말 대형마트에서 외국산 완구 레고를 제치고 판매 순위 1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올해 1~2월에도 홈플러스, 롯데마트, 11번가, 옥션 등에서 '또봇쿼트란'이 판매순위 1위를 지켜냈고, 상위권에 '또봇R', '또봇D' 등이 이름을 올렸다.
 
국산 완구의 강세 속에 손오공(066910)의 카봇도 탄력을 받으며 출시 3개월 만에 옥션과 11번가에서 10위권 내에 진입하는 성과를 이뤘다.
 
이처럼 국산 완구 업체가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은 캐릭터 제품을 담은 애니메이션의 인기가 한몫 했기 때문이다.
 
영실업 관계자는 "지난 2010년 '변신자동차 또봇' 애니메이션이 출시된 후 캐릭터 선호도가 증가했다"며 "애니메이션 제작을 통해 캐릭터의 이미지를 생생히 나타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현대차(005380)를 모티브로 지난해 11월 출시된 카봇은 지난해 6부작으로 유튜브에 시범 애니메이션을 선보였고, 이달 말부터는 본격적으로 TV 방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영실업 '또봇 제로'. (사진=영실업)
 
국산 캐릭터의 활약은 완구 업체의 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영실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0.1% 급증한 14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또봇을 출시한 이후 실적 개선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2010년 242억원에서 출발한 매출액은 2011년 348억원, 2012년 542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761억원으로 증가했다.
 
업체 관계자는 "2012년부터 전체 매출에서 또봇이 차지하는 비중은 65%로 늘었고, 해를 거듭할 수록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라이센스 사업이 주는 부가적 이익도 양호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전체 매출에서 2%를 차지하던 라이센스 비중은 지난해 5%로 상승했다.
 
손오공은 지난해 재고상품의 원가 이하 판매와 연구개발, 하반기 이후 출시된 제품 영향 등으로 매출액이 27.5% 감소했지만, 올해는 실적 개선이 뚜렷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오공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제품이 출시돼 지난해 성과는 미미했지만, 어린이날을 전후로 정규 애니메이션 편성과 추가 제품 출시로 올해는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해 성장을 계속해서 이어가기 위한 업체별 움직임도 분주한 상황이다.
 
영실업은 지난해부터 준비한 해외 진출을 연말쯤 본격화하기 위해 애니메이션과 함께 제품을 수출할 계획이다. 또 국내에서의 선두 자리를 지키기 위해 지난달 31일 '변신자동차 또봇 14기'를 선보인 데 이어 분기별로 새로운 애니메이션 방영을 준비 중이다.
 
특히 이번 14시즌에서 '또봇 제로'란 신규 캐릭터가 출연하고, 메인 캐릭터 '또봇 Z'를 '어드벤처 Z'로 선보이는 등 기존 캐릭터 업그레이드와 함께 캐릭터 출시가 이뤄질 예정이다.
 
후발 주자인 손오공은 애니메이션 방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새로운 현대차 모델을 바탕으로 시즌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캐릭터 완구의 경쟁 심화로 시장 점유율 다툼이란 지적도 있지만, 경쟁 덕에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외국산 제품, 다른 국산 제품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품질이 좋아지고 있고, 다양한 캐릭터가 생산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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