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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결위 의원들, 지역구에 평균 80억씩 더 챙겨"
박상원 교수, 예결위 의원과 지자체 예산 분석
2014-04-06 08:00:00 2014-04-06 08:00:00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한 해 나라살림을 사실상 결정짓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소속 의원들이 다른 의원들보다 자신들의 지역구에 예산을 더 유리하게 가져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예결위 의원이 다른 일반 의원들보다 지역구에 평균 80억원은 더 챙겨간다는 분석이다.
 
6일 박상원 한국외국어대 교수가 한국재정학회를 통해 발표한 '한국에서의 포크배럴(Pork-barrel)'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보면 지역구 의원이 예결위 소속일 때 그 지역의 국고보조금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박 교수는 연구를 위해 2002년부터 2011년 사이 지방자치단체 예산과 지역구 의원의 예결위 소속여부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지자체 예산 중에서도 재량적 판단에 의해 결정되는 국고보조금을 조사대상으로 했다.
 
박 교수는 "기본적인 가정은 지역구 의원이 국회 예결위 소속일 때 예결위 심의를 통해 자신의 지역구에 유리하도록 예산편성에 영향을 준다는 것인데, 실증분석 결과 통계적으로 양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즉 통계적으로 지역구 의원이 예결위 소속일 때 그 지역의 국고보조금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예결위 소속 의원당 평균 국고보조금 증가액은 약 80억원으로 추산됐다.
 
박 교수는 "소위 말하는 '포크배럴'의 행태가 우리나라에서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가 인용한 포크배럴은 돼지구유통(먹이통)을 말하는데 미국에서 선심성 지역사업을 하는 정치인을 비난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박 교수는 정치권이 서로간의 지역구 예산 배분을 위해 전문성보다는 다수의 의원이 배정될 수 있는 방향으로 예결위를 구성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자료-국회, 박상원 교수)
 
예결위는 1년을 임기로 무려 50명의 의원으로 구성되는데 이는 일반적인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숫자의 2배 이상이다. 특히 예결위 심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예결소위원회 구성은 구성자체가 여야 혹은 교섭단체 간에 정치적 협상의 대상이 된다.
 
박 교수는 18대 국회 예결위를 예로 들며 "18대 내에서도 매년 예결위 위원이 크게 교체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예결위 구성이 전문성보다는 많은 수의 위원이 순차적으로 참여하도록 배려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다만 "특정지역에 이익을 주는 사람이 반드시 국가 전체적으로 비효육적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면서 연구의 한계도 언급하고, "늘어난 국고보조금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추가연구를 통해 답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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