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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위기)미-EU, 러시아 제재 두고 '온도차'
2014-03-05 15:36:05 2014-03-05 15:40:12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개입에 대한 제재를 한 목소리로 주장하고 있지만 제재 수위에 대해서는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와의 경제적 교류가 적은 미국은 강력한 은행 제재를 검토하고 있지만, 러시아에 대한 무역 및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EU에서는 강력한 제재로 오히려 자국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염려하며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 우체국 앞에서 러시아병사들이 무장 상태로 경계를 서고 있으며 철문 뒤에 있는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이들을 지켜보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는 과거 이란에 했던 것처럼 러시아 금융기관을 선별해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의회와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국제 금융시스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미국이 주도하는 은행 제재는 강력한 수단이라는 평가다. 만약 특정 러시아 은행이 미국의 제재를 받을 경우 해당 은행과 거래하는 모든 은행이 미국 주도의 국제 금융시스템에서 고립되게 된다.
 
미 정부는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 대치 상황이 고조될 경우 은행 제재를 실시한다는 방침으로 이에 앞서 러시아 관료들에 대한 비자발급 중단과 해외자산 동결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다만 존 케리 국무장관이 지난주말 시사했던 광범위한 무역 및 투자에 대한 제재는 현재로서는 시행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EU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하면서도 신중한 접근을 보이고 있다.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교장관 긴급회의에서도 러시아 당국자들의 여행금지 조치 등은 제외한채 축출된 빅트로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측근 17명 등에 대한 자산동결만이 합의됐다.
 
이번 합의안은 수요일 공식적인 승인을 거쳐 목요일부터 효력을 발휘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큰 유로존의 교역파트너이자 최대 에너지 공급 국가인만큼 EU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미국만큼 강력히 나설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2012년 기준 러시아외 EU사이의 연간 상품 무역액은 4620억달러(3360억유로)로 러시아와 미국 사이의 교역액의 10배가 넘는다. 서비스부문의 교역규모도 5200억달러에 이른다.
 
또 러시아는 유로존 최대의 가스 공급원으로 유럽인들이 소비하는 가스의 25% 가량이 러시아로부터 수입된다. 이 가운데 절반정도는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수입되고 있다.
 
한편 유럽 내부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방안을 두고 이견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부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기위해서는 조속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이탈리아나 독일, 네덜란드 등이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갈등을 빚고 있다.
 
CNN은 "유로존의 일부 국가들은 아직 금융위기 상태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만큼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자국의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지 신중하게 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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