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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부동산 규제 고삐죄는 중국..약발 먹힐까
2014-02-25 15:40:33 2014-02-25 17:41:02
[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천정부지로 치솟던 중국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규제 고삐를 바짝 죄면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꺾이고 수요 역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꾀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올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부동산 가격의 하락도 조심스럽게 점쳐보고 있다.
 
다만 중국 가계 자산에서 67%의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경기가 만일 급격히 얼어붙는다면, 경기에 대한 우려가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中, 대도시 집 값 뜀박질 '제동'..상하이·베이징 상승률 둔화
 
24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집계한 지난달 중국 주요 70개 도시 신규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9.6% 올라 13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다만 상승폭이 직전월의 9.9%는 하회해 지난 2012년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오름세가 둔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상하이 지역의 평균 주택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7.5% 뛰어, 직전월의 18.2% 상승에 못 미쳤다.
 
베이징 주택 가격 상승률도 14.7%로 직전월의 16%보다 상승 속도가 느려졌다.
 
◇중국 주요 70개 도시 전월 대비 신규 주택가격(자료=Investing.com)
 
중국 집 값은 전월 대비로도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70개 대도시 주택 가격이 전달에 비해 0.4% 오르는데 그친 것이다. 이는 지난 2012년 중순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기도 하다.
 
특히, 전월 대비 신규 주택 가격이 오른 지역은 전체 70곳 중 62곳에 불과해 직전월과 비교해 3개 지역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규제 효력 가시화..주택 매매 열기 '주춤'
 
전문가들은 그간 정부가 추진한 각종 규제책 덕분에 중국 부동산 가격이 안정세를 찾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주택 매도 차액의 20%를 양도세로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중국 정부의 '국5조(國5條)' 정책 등이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리우지안웨이 국가통계국 연구원은 "주택 공급 물량 확대, 일부 지역 주택 시장 긴축 등의 정부 규제가 부동산 시장 환경 및 가격에 대한 기대를 안정적으로 만들어줬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성수기 시즌에 부동산 매매 열기가 식었다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일반적으로 중국인들은 춘제 연휴를 앞둔 1월에 주택을 집중적으로 구매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중국 경제전문지 차이징에 따르면, 오히려 지난달 67개 도시 중 90%가 넘는 곳에서 주택 거래가 줄어들었다.
 
대도시뿐 아니라 중소 도시의 부동산 거래도 움츠러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차이징은 원저우 지역에서 과거 1㎡당 1만위안이 넘어서던 부동산이 현재는 2000위안에도 거래되지 않는 곳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 투자전문지 제로헛지는 "중국 중소 도시의 부동산 시장은 위축되고 있다"며 "이에 시행사와 건설경기가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 값이 다소 안정세를 찾은 요인으로는 중국 정부의 부정부패 척결 노력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고위 공무원들이 대부분 고급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시진핑 정부의 반부패 운동은 자금이 고급 주택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부동산업계 거물들 역시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리카싱 청쿵실업 회장은 지난해 9월 상하이의 상업용 빌딩을 90억달러에 매각해 그가 중화권에서 발을 빼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부동산 가격 잡힐까?..정부 규제 고삐 '바짝'
 
이에 따라 오히려 중국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점치는 의견들도 눈에 띈다.
 
로이터통신은 "더 이상 부동산 시장을 낙관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전문가들과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이제 가격 하락 리스크를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3월로 예정된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더 많은 부동산 관리규제책이 공개돼 올해 주택 가격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 정부는 양회에 앞서 은행권의 부동산 관련 대출까지 제한하며 규제 고삐를 더 바짝 죄기 시작했다. 중국 상하이증권보에 따르면, 중국의 일부 상업은행들은 철강·시멘트를 포함한 부동산 관련 산업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키로 했다.
 
이 중 흥업은행은 부동산 산업에 대한 메자닌파이낸싱(위험도가 큰 사업에 주식연계채권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 등을 오는 3월 말까지 중단키로 했고, 교통은행과 초상은행 역시 이와 유사한 조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등을 줄이게 되면 주택 구입 수요는 더 감소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우지안웨이도 "향후 주택 판매가 위축돼 일부 지역의 주택 가격 상승률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오는 6월 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부동산통합등기시스템까지 완비된다면 부동산 가격 하락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판스이 소호차이나 회장은 "부동산통합등기시스템이 완성되면 부동산 가격은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가격 하락으로 부동산 시장 버블이 붕괴되면서 정부의 또 다른 고민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중국 경제의 기둥인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내 집 값이 10% 하락하면 소비와 생산이 모두 3%포인트 감소하고, 투자 역시 4%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선전시도 지난 2010년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을 실시했지만 재정 수입이 줄어들자 다시 고속도로 등 인프라 건설에 나서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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