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서 설 두번 보내는 SK총수.."경영 악화"
2014-01-31 12:00:00 2014-01-31 12:00:00
◇최태원 SK그룹 회장(좌)과 최재원 부회장(우)(사진=뉴스토마토 DB).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횡령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 받아 구치소에 수감 중인 최태원 SK(003600)그룹 회장이 올해로 구치소에서 두 번째 설을 보내게 됐다.
 
그간 대기업 총수들이 형사사건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는 경우는 더러 있었지만, 총수가 수감생활을 12개월 이상 하게 된 것은 최 회장이 처음이다.
 
김승연 한화(000880)그룹 회장의 경우 2012년 8월 1심에서 법정구속됐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지난 1월 구속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고 있다.
 
지난해 7월 구속된 이재현 CJ(001040)그룹 회장도 신장이식 수술 후 바이러스 감염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구속집행 정지허가를 받은 상태다.
 
31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해 1월31일 1심 선고 당일 실형선고를 받고 법정구속된 이후 오는 31일이면 구속기간 만 1년을 맞게 된다.
 
이처럼 기업 총수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됨에 따라, 경제계 안팎에서는 SK의 '성장동력'이 멈춰섰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SK네트웍스, SK증권, SK건설, SK해운 등 계열사들의 상태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사정을 설명했다.
 
그동안 SK그룹의 성장을 담당했던 축은 글로벌 사업과 신사업·미래사업 등 2가지였다.
 
그러나 최 회장과 최 부회장이 지난해 1월과 9월 구속 수감되면서 수장을 잃은 SK그룹의 주요 계열사는 미래에 대한 투자보다는 구조조정 등에 치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최 회장이 2~3년 전부터 전략적 대주주로서 '글로벌 비즈니스 서포터'역할에만 전념하겠다면서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해왔기 때문에 그 타격은 어느 때보다 크다.
 
실제로 SK E&S는 지난해 9월27일 마감된 STX에너지 인수전에 최종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1조원에 달하는 STX에너지 인수전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진의 의지가 선행돼야 하지만 지난해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최 부회장까지 구속됐기 때문이다.
 
SK그룹 관계자는 "SK E&S의 대표이사 부회장도 겸직하고 있는 최 부회장의 부재는 STX에너지 인수와 같은 신사업 확장은 물론 그동안의 고속성장을 거듭했던 기존사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사업 등이 사실상 중단됐다고 걱정했다.
 
SK에너지는 최근 호주 유류 공급업체인 유나이티드 페트롤리엄(UP) 지분 인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UP는 호주에 300여곳 주유소를 운영하는 기업으로 SK에너지의 호주 사업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지분 인수를 검토해 왔었으나 무산된 것이다.
 
지난해 말에도 SK텔레콤은 ADT캡스 인수전 참가를 포기했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전략적 대주주의 결단과 결정이 없으면 그룹의 성장기반은 담보될 수 없다"며 이때문에 최 회장의 경영 복귀 여부에 SK가 노심초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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