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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중남미, 올해 기초체력 다진다..경제·증시 '업(UP)'
성장률 2.6% → 3.1%..글로벌 경제 회복 덕분
美테이퍼링·경상수지 적자 확대·정치권 혼란 등 위험요인 산재
2014-01-16 15:39:30 2014-01-16 18:04:51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중남미가 미국과 유로존 등 세계 주요국 경제 회복과 내부 개혁정책에 힘입어 지난해의 부진을 털어내고 성장 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 경제 성장을 가로막았던 글로벌 경기 둔화와 내수시장 침체, 미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금융시장 혼란 등의 악재가 올 들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남미 정치권에서도 복지와 분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국가 발전을 위한 실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는 점 또한 성장에 힘을 실어주는 부분이다.
 
거시경제 회복과 발맞춰 바닥까지 떨어진 중남미 각국 증시 또한 반등에 성공할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여전히 국제 수요가 증가하지 않아 경상수지 적자 폭이 확대되거나 소비심리가 위축될 위험성이 남아있어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남미, 글로벌 성장 흐름 합류해 3.1% '성장'
 
각국 중앙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중남미 경제성장률은 3.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추산치인 2.6%에서 0.5% 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국 경제가 살아나면서 외부 환경에 민감한 중남미 경제 또한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15일(현지시간) 세계은행(WB)은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이 회복 궤도에 진입했다고 진단하며 미국의 올해 성장률이 2.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미국은 1.8% 성장에 그친 바 있다.
 
유로존은 올해 1.1%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전년의 마이너스(-)0.4%에서 큰 폭의 상승세를 경험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로 흔들렸던 금융시장이 제자리를 잡고 억눌렸던 소비시장도 호전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유엔 중남미카리브 경제위원회(FCLAC)는 올 한 해 동안 금융시장의 혼란이 완화되는 가운데 침체됐던 내수시장이 살아나고 원자재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빈곤층이 줄어드는 추세도 중남미 성장에 힘이 되는 요인이다. 세계은행(WB)의 조사에 따르면 하루에 2.50달러로 연명하는 극빈층 비율은 지난 1995년 26%에서 지난해 13%로 절반이나 줄었다. 
 
정치권에서도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분위기다. 한국 외교부 문서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부터 경제성장보다는 복지에 중점을 뒀던 좌파성향의 정부들이 최근 들어 국가 발전을 위한 실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중남미 2014년 성장률 예상치 (자료=삼성경제연구소)
 
국가별로 보면 콜롬비아는 경기부양책을 바탕으로 지난해 3.7%에서 올해 4.2%로 호전될 것으로 보이며 페루 또한 5.7% 성장해 지난해의 5.4%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남미 경제 2위국인 멕시코는 노동, 교육, 방송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부 개혁을 기반으로 3.0%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지난해의 성장률 1.2%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더불어 정부 주도의 관광산업 개발정책에 탄력이 붙으면서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중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은 지난해와 동일한 2.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단, 올해 6월부터 브라질에서 열리는 월드컵 효과로 소비가 늘어나고 외부 투자가 증대될 가능성이 있어 성장률이 올라갈 가능성은 남아 있다.
 
◇바닥친 중남미 증시, 반등기대 '모락모락'
 
중남미 거시경제 호조는 지역 내 금융시장에 청신호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한 해 두 자리수 하락률로 곤두박질 친 중남미 증시가 올해는 상승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제오프리 데니스 UBS 글로벌 이머징 마켓 전략 헤드는 "지금이야말로 주식을 매입해야 할 시기"라며 "사람들은 올해 중남미 상황이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베스파 지수 추이 (자료=인테스팅닷컴)
그중에서도 시선을 끄는 시장은 월드컵 경기를 앞둔 브라질이다. 브라질 주요 증시인 보베스파 지수는 지난해 16%나 하락했다. 달러로 환산할 경우 하락 폭은 26%로 늘어난다.
 
페루의 IGBVL 지수는 지난해 24.6% 하락하는 등 가장 큰 타격을 입었으나 성장률 상승과 더불어 증시 또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칠레의 IPSA 지수도 지난해 14% 내린 경험이 있어 올해는 상승 반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美양적완화 축소·경상수지 적자 확대..하방 위험 상존
 
이처럼 중남미는 경제 성장과 더불어 증시 또한 회복론이 힘을 얻고 있으나, 경제가 위축될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미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막대한 글로벌 자금이 중남미 시장을 빠르게 이탈하거나 유입되면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급증할 위험이 있다. 각국 정부가 금융권의 변동성을 다스릴만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면 성장세가 심하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중남미 수출입의 20%를 차지하는 유로존의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중남미 경제에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중남미 원자재 수출 시장이자 수출입의 12%를 담당하고 있는 중국 경제 둔화 또한 남미 경제 회복세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이처럼 주요 무역 상대국 경제가 후퇴하는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면 중남미 경상수지 적자 폭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남미 국내총생산 (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가 2%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경상수지 적자 추정치는 GDP 대비 1.7%다.
 
그밖에도 콜롬비아 평화회담의 실패, 브라질 정치권의 혼란, 멕시코의 구조개혁이 실패 등 불안 요인은 산재해 있다는 평가다.
 
특히, 역내 경제 2위국인 멕시코가 벌이는 ‘니에또노믹스’ 개혁이 실패로 끝나면 중남미에 심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세계 전망 보고서에서 “지난 2013년 지역 성장률 하락을 주도한 멕시코 경제의 회복 여부가 중남미 경제 성장의 최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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