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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를 위협하라' 케이블·JTBC의 약진
2013-12-27 12:43:56 2013-12-27 12:47:40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한동안 케이블을 대표하는 단어는 선정성과 자극성이었다. 지상파에 비해 월등히 야했고, 노골적이었다. 케이블을 B급 콘텐츠로 바라보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CJ E&M 계열 채널의 콘텐츠는 달랐다. 신선함으로 지상파를 압도하면서, 대중의 공감을 샀다. 일부 프로그램은 지상파를 위협하는 킬러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지상파를 따라하던 콘텐츠는 이제 지상파가 쫓아가는 상황이 돼 버렸다.
 
지난 2011년 개국한 JTBC 역시 올해는 최고의 한 해였다. 드라마와 예능 부분에서 돋보이는 성장을 보였고,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이슈를 선점했다. 타 종편채널은 이제 JTBC의 비교대상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나인-'응사' 포스터 (사진제공=tvN)
 
'나인'도 '응사'도 대박난 CJ E&M 드라마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를 독특하게 풀어낸 tvN '나인:아홉 번의 시간여행'(이하 '나인')은 수 많은 '나인폐인'을 양산했다. 복잡한 복선이 이어짐에도 짜임새와 개연성 높은 전개로 시청자들을 매혹시켰다.
 
'나인'은 이진욱과 조윤희에게 있어 최고의 필모그래피라는 평이다. 허지웅 대중문화평론가는 "국내 최고의 장르 드라마"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주상욱을 스타덤에 올린 OCN '텐'과 tvN '막돼먹은 영애씨' 역시 시리즈 드라마로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콘텐츠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해 tvN '응답하라 1997'로 신드롬을 낳은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의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는 올해 최고의 파워콘텐츠로 인젇받고 있다. 시청률은 10%가 넘었다.
 
'반올림' 이후 대표작이 없었던 고아라, 조연급 배우였던 정우와 유연석, 살인마 이미지의 김성균, 신예 도희와 손호준은 '응사'를 통해 최고의 스타가 됐다. '응사'는 드라마 외적으로 복고열풍을 일으켰고, 등장하는 OST 대부분이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등 드라마의 힘을 과시했다.
 
◇'SNL코리아'-'더지니어스2'-'꽃보다 할배' 포스터 (사진제공=tvN)
 
여행·두뇌싸움·오디션.. 예능도 떴다
 
드라마 뿐 아니라 CJ E&M 계열 채널의 예능 역시 2013년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나영석 PD의 '꽃보다 할배'와 '꽃보다 누나'는 연달아 대히트했다.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을 통한 '할아버지들의 여행기'라는 소재는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겨줬다.
 
아울러 짐꾼으로 등장한 이서진과 이승기는 특유의 예능감을 선보이며 프로그램의 재미를 높이는데 공헌했다. KBS2는 '꽃보다 할배'의 콘셉트를 이어받아 '마마도'를 방송했다. 지상파가 케이블을 따라하게 만들었다는 점은 의미가 있는 대목이다.
 
신동엽이 마음껏 꽁트를 펼치는 'SNL 코리아'는 선정적이라는 논란이 있었지만, 허지웅과 유희열을 투입해 야하고 재밌으면서 메시지가 있는 프로그램의 색깔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13명의 천재들의 두뇌싸움을 소재로한 '더지니어스'는 엄청난 마니아층을 양산하면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프로게이머 출신 홍진호와 방송인 이상민에 대한 인기는 놀라울 정도다. 시즌2로 진행되면서 '더지니어스'의 인기는 더욱 상승하고 있다.
 
비록 '슈퍼스타K5'가 혹평과 저조한 시청률로 참패했지만,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쇼미더머니', '댄싱나인' 등 다수 오디션 프로그램은 대중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무자식 상팔자' 포스터 (사진제공=JTBC)
 
'무자식 상팔자'에서 '마녀사냥'까지 JTBC의 성장
 
꾸준히 드라마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JTBC는 김수현 작가의 '무자식 상팔자'로 시청률 10%를 넘으며 채널을 대중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인생의 깊이와 가족애가 묻어있는 스토리와 김 작가 특유의 빠른 호흡의 대사를 비롯해 유동근, 엄지원, 하석진, 정준, 이순재 등 출연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지며 큰 사랑을 받았다.
 
성준, 정소민 등이 출연한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와 신은경, 정준호, 염정아가 출연한 '네 이웃의 아내'도 호평과 함께 2~3%대 시청률로 인기를 모았다.
 
지상파의 토크쇼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JTBC는 주제를 좁힌 토크쇼로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그 선두에는 '썰전:독한 혀들의 전쟁'이 있었다. 강용석 전 국회의원과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 MC 김구라의 '하드코어 뉴스깨기'는 술자리에서 있을 법한 정치 현안을 솔직하면서도 쉽게 풀어내 많은 지지를 받았다.
 
또 허지웅을 스타로 만든 '예능심판자' 역시 대중문화의 흐름을 짚는 코너로서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박지윤은 MC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았으며, 뒤늦게 합류한 김희철은 강력한 돌직구 발언으로 환호를 얻고 있다.
 
드라마에 '무자식 상팔자'가 있었다면 예능에는 '유자식 상팔자'가 있다. 스타의 가족이 출연하는 이 프로그램은 가족간 서로 털어놓지 못했던 속마음을 털어놓으면서 관심을 모았다.
 
JTBC가 낳은 최고의 토크쇼는 야한얘기를 가감없이 털어놓는 '마녀사냥'이다. '19금 개그' 1인자 신동엽을 필두로 성시경, 허지웅, 샘 해밍턴이 함께 하는 이성 얘기는 지상파와 케이블에서 볼 수 없었던 부분이다.
 
이들의 솔직하고 진심어린 상담은 20대 초반 여성들이 과감하게 자신의 성고민을 털어놓는 공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 뿐 아니라 곽정은 칼럼니스트와 한혜진, 홍석천이 등장하는 '그린라이트를 꺼줘'도 방청객과 호흡하며 색다른 즐거움을 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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