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새누리당이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 등 최근 일련의 북한 동향에 대해 민주당과 문재인 의원이 "입장 표명이 없다"며 당 지도부는 물론 대변인들까지 가세해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나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문 의원은 장성택 처형 등과 관련해 이미 비판한 바 있어 최소한의 확인도 없는 무리한 공격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혜훈 최고위원은 "민주당과 통합진보당뿐만 아니라 얼마 전 사실상 대선 출정식을 치른 문재인 의원, 유독 민감한 국가 대사에 대해서 분명한 입장 표명이 없는 안철수 의원께 3대 세습과 인권유린을 일삼는 북한의 김정은 체제와 북한판 국정원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안전보위부의 반인권적 행위에 대해 공식입장 표명을 거듭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이날 오후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그동안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밀양 송전탑 문제, 각종 파업 사태 등 국내 현안에 대한 인권 문제에 자신들이 가장 앞장서는 것처럼 행동해 왔다"며 "그러나 지금 북한의 ‘장성택 처형’과 같은 폭정과 극악무도한 숙청, 공포 정치에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의원에 대해서도 "장성택 처형과 같은 국가 안보의 중요사항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의견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차기 대권행보에만 매몰되어 정부에 대한 비판과 정치감 떨어지는 대선불복성 발언만을 쏟아내고 있을 뿐"이라고 일갈했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 ⓒNews1
하지만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정권 공포정치의 실상에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며 견제 받지 않는 정치권력의 무자비한 폭력과 만행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21세기 한반도의 북쪽을 어떤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지를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 우리가 정신 차려야 할 때"라고 북한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안보 상황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앞서 문 의원도 북한의 장성택 처형에 대해 "문명국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라고 14일 열린 자신의 북 콘서트에서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문 의원은 "북한의 장성택이 숙청 처리되는 것을 보면 정상적인 문명국가라면 당연히 지켜야 할 재판 절차들, 자기 변론 등이 진행돼야 하는데 거기는 즉결 처형하듯 처리했다"고 직접적으로 북한을 비판했다.
사실상 새누리당이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하지 않고 북한과 장성택 처형을 야당과 문재인 의원 공격에 이용한 셈이다.
새누리당은 뒤늦게 정정 브리핑을 통해 '장성택 처형과 같은 국가 안보의 중요사항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의견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문 의원을 비판한 부분을 삭제했다.
논평을 낸 홍지만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에 대해 "모든 것을 확인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해명하면서도 "민주당과 문 의원이 북한과 장성택 처형에 대해 지금보다 더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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