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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중대형 '꽁꽁'..내년도 어렵다
2013-11-29 15:39:26 2013-11-29 15:43:03
[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주부 이모(42)씨는 파주시에만 중대형 아파트 2채를 보유하고 있는 1가구 2주택자다. 2007년 신규분양을 받을 때 투자 목적으로 한 채를 더 구입했다. 개발 청사진을 내놓고 분양이 한창이던 당시에만 해도 인프라가 갖춰지면 시세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당했지만 지금은 가격을 내려 내놓아도 사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다.
 
내년 중대형 주택시장 전망이 여전히 어두울 것이라는 예측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대형 주택 비중이 높은 파주지역 부동산 시장엔 암울한 기운까지 감돌고 있다.
 
2007년 운정신도시에서 분양한 1000여 가구 규모 한 아파트 142㎡(43평형) 시세는 3억5000만~3억7000만원대로 3.3제곱미터 당 800만~840만원 수준이다. 그마저 거래는 중소형 위주로 이뤄져 매도호가를 바탕으로 시세를 가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분양 당시 평균 분양가는 전용 85㎡ 이하 950만원대, 85㎡ 초과가 1100만원대였다. 2010년 입주 후 3년여가 지난 현재 원분양가 대비 시세가 무려 30% 정도 하락한 셈.
 
주변에 남아 있는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도 대대적인 할인분양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철조망 아파트'로 알려진 한라비발디플러스는 입주 후 수개월만에 30% 할인분양에 나서면서 기존 입주자들이 아파트 단지를 봉쇄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호수공원 조망권을 내세운 파주운정 롯데캐슬은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를 실시하고 견본주택 방문 고객을 상대로 네일아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막바지 수요자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지난달 미분양주택 통계를 보면 현재 경기도에는 2만8399가구의 미분양 주택이 적체돼 있다. 면적별로는 ▲60㎡이하 1390가구 ▲60~85㎡ 1만2729가구 ▲85㎡초과 1만4280가구로 중대형 비중이 가장 크다. 이 중 파주시의 미분양주택이 2만773가구로 경기도 물량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 중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파주시에만 1038가구 남아 있다. 면적별로는 ▲60㎡이하 1가구 ▲60~85㎡ 242가구 ▲85㎡초과 759가구로 중대형 평형이 대부분이다.
 
◇파주시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뉴스토마토DB)
 
파주지역 신도시는 공급 초기에만 해도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면적대별로 최대 7년~10년의 전매제한이 적용되기도 했다. 그 후 2008~2009년 부동산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미분양, 공급과잉 문제에 직면했고, 중대형 전매제한을 1년으로 줄이자 한꺼번에 매물이 쏟아지며 시세가 크게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2014년에도 파주지역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파주지역뿐만 아니라 경기 고양시 일대에 형성된 2기 신도시에도 빈 아파트들이 많기 때문이다. 고양시 일대 덕이지구, 식사지구, 탄현동을 비롯해 삼송지구, 보금자리 시범지구로 주목받았던 고양 원흥지구에도 미분양이 적체된 상황이다.
 
운정3구역에 새 아파트가 공급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교하지구와 운정신도시 사이에 빈 공간으로 남아있던 운정 3구역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개발 여부를 둘러싸고 상당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중소형 중심으로 공급계획을 변경한 후 2014년 말부터 분양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노철오 RM리얼티 대표는 "중소형 주택의 분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일대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겠지만 중대형 주택의 경쟁력을 더 떨어뜨리는 위험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호재도 바라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 대표는 "보수정부가 연이어 집권하면서 남북 화해 분위기에 따른 호재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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