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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때문에 세법도 '첩첩산중'
2013-11-26 17:41:06 2013-11-26 17:44:59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국회의 내년도 예산심의가 늦어지면서 예산부수법안인 세법개정안의 국회처리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회가 뒤늦게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밀려있던 처리안건들이 무더기로 상정됐기 때문이다.
 
26일 국회 각 상임위원회별로 소관부처 예산안에 대한 심의가 시작됨과 동시에 소관 법령개정안도 함께 상정되어 논의에 착수했다.
 
기획재정위원회의 경우 이날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소관 2014년도 예산안에 대한 심의 안건이 상정됐고, 동시에 지난 8월에 정부가 마련한 세제개편안과 의원입법으로 계류중인 세법개정안 등 세법개정안 116건, 경제·재정관련법률 개정안 92건 등 230여개의 안건이 무더기 상정됐다.
 
모두 이번 정기국회가 종료되는 올해 말까지 처리해야 하는 법안들이다.
 
특히 예산안과 세법개정안의 경우 심의기한이 촉박한 상황인데, 준예산으로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예산안 처리 시한도 촉박하지만, 상당수가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마련돼 있는 정부입법의 세법개정안들은 기한을 넘길 경우 폐기돼야 한다.
 
예산과 세법의 심의가 중복해서 진행돼야만 하는 한계는 기한의 촉박함을 더욱 가중시킬 전망이다.
 
예산안과 세법개정안은 이날 상임위원회에 상정된 후 각각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와 조세소위원회에서 본격적인 심의를 시작하게 되는데, 상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의 인원한계 때문에 두가지 소위원회를 중복해서 진행해야 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기재위 조세소위원회의 경우 새누리당에서 나성린, 김광림, 류성걸, 안종범, 이만우, 이한성 의원이 위원으로 배정됐고, 야당에서는 윤호중, 이용섭, 정성호, 조정식, 홍종학, 박원석 의원이 배정됐다.
 
아울러 예산안 심의를 시작하게 된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에는 김광림, 김태호, 류성걸 등 새누리당 의원과 설훈, 이낙연, 홍종학 의원이 야당 의원으로 배치됐다.
 
김광림, 류성걸, 홍종학 의원의 경우 소관부처의 예산안 심사와 세법심사를 동시에 하게돼 있다.
 
두가지 소위원회에 겹치기로 참석할수가 없기 때문에 이들 중복배정된 의원들은 둘 중 하나의 소위원회에 참석할수밖에 없다.
 
부처 예산안의 경우 상임위 심의를 하루빨리 끝내고 오는 12월 9일부터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전체적인 계수조정에 착수하는 것으로 여야가 합의했기 때문에 세법심의보다 우선시될 가능성이 높다.
 
기재위 관계자는 "예결소위와 조세소위를 다른 시간에 열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심의기한이 촉박해지면 불가피하게 의원님들이 왔다갔다 하면서 중복해서 심의에 참석할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예결소위와 조세소위가 동시에 열리게 되면 의원들이 이방저방을 옮겨다니면서 세법도 심의하고, 예산안도 심의하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기재위 예결소위에서 예산안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이런 일은 재발할 수 있다.
 
예결소위에서 의결된 부처 예산안은 또 다른 특별상임위원회인 예결특위로 이관되어 구체적인 심사에 들어가게 되는데, 현재 기재위 조세소위 소속 의원들 상당수가 예결특위에도 소속돼 있는 상황이다.
 
김광림, 류성걸, 안종점, 윤호중, 조정식 의원 등 기재위 조세소위 소속 의원 중 절반에 가까운 5명의 의원이 예결특위에 소속돼 있다.
 
각 상임위에서 부처 소관예산안이 예결특위로 올라오게 되는 12월 초부터는 이들 의원들이 세법심의를 함께하기가 어렵게 되는 셈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예산도 예산이지만 세법이 더 걱정이다. 조세소위 소속 의원들 상당수가 예결위에도 소속돼 있다"면서 "가뜩이나 조세소위 구성원이 많아서 심의가 지체될텐데, 일부 구성원이 예결특위에 참석하게 되면 심의가 더 지체될 수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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