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쭐난 효성..조석래 회장 일가 1조원대 '셀프대출'

◇민병두 의원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김용덕 효성캐피탈 대표이사. (사진=뉴스토마토)

 

"효성캐피탈이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특수관계인들에게 매년 130억원씩 불법대출을 해줬다."

 

국회 정무위원회 민병두(민주당) 의원은 1일 열린 정무위 종합국정감사에서 "효성캐피탈이 그룹 오너의 아들들에게 지난 2008년과 2009년에 각각 130억원씩, 지난해에도 30~40억원 가량을 대출해 줬다"며 "대주주가 자신에게 대출을 해주는 셀프대출 아니냐. 불법적인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덕 효성캐피탈 대표는 이에 대해 "대출을 해주는 것이 불법은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자 민 위원은 "임원자격도 없는 이들이 이사회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하고 대출을 승인했다"며 "이는 여신전문긍융업법 위반이지 않나. 이를 방치한 금융감독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민병두 위원이 지난 30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효성캐피탈은 지난 2004년부터 올해까지 조석래 회장 일가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에게 총 1026번에 걸쳐 무려 1조2341억원에 이르는 금액을 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회장의 아들인 조현준, 조현문, 조현상 형제에게 대출해준 금액만 모두 598번에 걸쳐 4152억원. 장남인 조현준 사장에게 1766억원,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에게 1394억원, 삼남인 조현상 부사장에게 991억원을 대출했다.

 

특히 이들 형제는 기존 혐의에 대한 법원 선고로 등기이사 자격이 없음에도 직을 유지한 데 이어 자신에게 대한 대출을 자기 스스로 승인하는 일종의 셀프대출마저 자행해 비판의 중심에 섰다.

 

민 의원은 "이들 형제는 효성캐피탈의 등기이사였는데, 이중 첫째 조현준 사장의 경우 회삿돈을 빼돌려 미국에서 부동산을 구매한 것으로 인해 대법원에서 횡령죄를 받아 이사직 자격이 없음에도 불법적으로 이사직을 유지하며 자신에 대한 대출을 승인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사면을 해주기 전까지 이사직을 유지할 자격이 없음에도 지속적으로 이사회에 참여한 것은 정경 유착이 아니냐"고 힐난했다.

 

이에 대해 효성(004800) 관계자는 지난 31일 "금감원 통계자료에서도 통상 대출기간이 1일, 1개월, 1년 등 차이가 있어 취급금액보다 잔액기준으로 산정한다"며 "효성 캐피탈의 특수관계인 대출 현황을 잔액기준으로 보면 평균 383억원에 불과하고, 이중 개인대출 190억원, 법인대출 100억원, 리스 93억원으로 2013년 10월 기준 잔액은 총 77억원 규모"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조석래 회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에 건강과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국감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