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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9호선 서울시가 운임 결정..맥쿼리 손뗀다
MRG폐지..보험사 컨소시엄 참여
운임결정권 서울시 귀속, 1000억 규모 '시민펀드' 조성
2013-10-23 14:58:57 2013-10-23 17:29:03
[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요금인상 문제로 갈등을 겪어왔던 지하철 9호선(주)의 대주주가 바뀌고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이 폐지되는 등 사업구조가 크게 바뀐다. 지하철 9호선은 강서구 개화에서 신논현역을 연결하는 노선으로 서울 한강 이남을 동서를 가로지르는 중요한 대중교통 축이다.
 
민자사업으로 지어진 지하철 9호선은 지난해 4월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이 서울시와 합의 없이 요금인상을 발표하면서 시민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1년 반에 걸친 협상 끝에 기존 민자사업 구조를 전면 재구조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23일 발표했다.
 
◇23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하철 9호선 재구조화 사업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최봄이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시민의 발인 지하철 요금을 사전조율 없이 기습 인상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며 "1년 반이 넘는 협상과 논의 끝에 시의 재정을 절약하고 시민의 이익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지하철 9호선 재구조화 사업의 핵심은 ▲대주주변경 ▲요금인상권 서울시 귀속 ▲최소운영수입보장(MRG) 폐지 ▲민간사업자 수익률 하향조정 ▲시민펀드 도입 등 5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투기자본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맥쿼리·현대로템 컨소시엄이 지하철 9호선 사업에서 물러난다. 대신 교보생명, 한화생명(088350)이 최대주주로 참여하는 새로운 투자단이 꾸려진다. 기존 투자자 중 신한은행, 동부화재(005830)는 새로운 계약 조건에 합의해 이번에도 투자자로 참여한다.
 
또한 독자적인 요금인상이 불가능하도록 요금인상 권한은 시가 갖도록 했다.
 
박 시장은 "지하철 9호선 요금은 다른 지하철 노선과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며 요금 인상 시기도 다른 노선과 연계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년 수백억원의 혈세를 지원해 논란이 많았던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을 폐지하고 비용보전방식을 도입한다. 기존 방식은 2015년까지 예산 운임수입 부족분의 일정 비율을 시가 보전하도록 해 2011년에만 414억원을 지원하는 등 '비싼 민자사업' 논란을 키웠다.
 
하지만 새로운 방식으로 바꾸면 투자원리금, 관리운영비에서 사업수입을 뺀 금액만 보전하게 된다. 민자사업자가 사업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연이율 15%에 달하는 후순위채를 빌렸던 방식도 사라지고 투자자가 투자금에 대해 연 4.86% 수익률을 거둬가는 식으로 바뀐다.
 
이번 사업 재구조화로 시는 향후 26년간 지급해야 할 재정보조금이 5조원대에서 2조원대로 낮아져 3조2000여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인당 최대 2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는 시민펀드(1000억원 규모)도 도입된다. 4년~7년 만기 상품으로 시중금리보다 높은 연 4.15~4.45%(평균 4.3%) 이자율이 적용된다. 행정분야에 시민참여 채권이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시민펀드는 11월 중 출시된다.
 
박 시장은 "오늘 발표하는 모델은 앞으로 서울시 민자사업의 나침반이 될 것"이라며 "현재 민자사업으로 진행하는 우면선 터널, 경전철 건설 사업에도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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