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원화채권 이탈 속도가 빨라진 가운데 연말 수급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일 현재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잔액은 97조9000억원으로 7주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지난 5월 100조원 돌파 이후 처음으로 98조원대로 쪼그라든 것이다.
신동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오는 12일까지 외국인 보유채권의 만기도래 규모가 2조6500억원에 달하지만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가 부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보유채권 잔액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머징 채권형펀드 등 글로벌 채권형펀드 수탁고가 다시 감소세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사안이다.
9월 말 현재 9개 템플턴펀드의 원화채권 투자규모는 총 22조7968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투자잔액 98조1659억원의 23.2%를 차지한다. 국고채는 8조2653억원, 통안채에는 14조5315억원을 담았다.
이 가운데 올 12월 만기도래 규모는 전체 외국인 보유채권 만기도래 규모(8조7846억원)의 55.9%에 해당하는 4조914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동수 연구원은 "원화채권에 투자하고 있는 템플턴펀드의 수탁고 감소와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 부진 등을 고려할 때 템플턴펀드에서 보유하고 있는 원화채권 만기도래시 재투자 가능성보다는 이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 급락에 따른 환차익 기대 약화 등을 고려할 때 템플턴펀드의 원화채권 투자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그간 템플턴펀드의 원화채권 투자가 유지돼 온 것은 보유채권의 만기도래 규모가 크지 않고 다른 국가대비 원화채권의 투자 메리트가 높았기 때문인데 이 같은 기대요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1070원대에 머무르고 있는 원·달러 환율과 최근 횡보세를 보이는 국고채 금리레벨을 고려하면 단기투자 성향의 외국인 자금 유입 가능성은 여전히 크지 않다"며 "미 재정문제가 마무리되고 출구전략에 대한 윤곽이 제시돼 불확실성이 소멸될 때까지는 중·장기 투자 목적 중심의 자금 유입이 주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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