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기업 공격경영,불황에 더 강하다
2009-02-01 17:28:00 2009-02-01 22:26:08
‘1등 기업이 불황에도 강하다.’

반도체, 자동차, 전선, 기계, 조선 등 1등을 달리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불황 속에 선두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불황의 여파로 후발 업체의 탈락이 속출하는 가운데 1등 업체의 과감한 공격 경영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전체 매출은 줄어도 1등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1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현대엘리베이터 등 주요 기업의 지난해 실적과 올해 경영목표에서 1등 기업의 공격 경영이 드러나고 있다.

국내 대형 조선업계는 중국의 거센 추격과 국내의 중소형 조선사들의 난립 속에서도 선두 그룹의 입지를 더욱 다지고 있다. 수주량 기준으로 한국 조선업계는 중국의 추격으로 0.3%포인트 차로 바짝 추격을 당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국내 조선업계가 전체 시장의 41.1%를 기록하면서 중국을 약 6%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불황 여파로 중국의 저가 수주 전략이 위기에 몰린데다 기술력 약화로 수주 취소가 대거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 빅3의 경쟁력은 배가되고 있다.

글로벌 1위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 이어 올해도 1위 실적을 예약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를 전년보다 23.2% 줄일 전망이지만 시설과 기술개발에 1조7000여억원을 쏟아 부어 미래를 대비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의 국내 자동차 내수시장 독주체제도 더욱 굳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은 49.9%, 기아차는 27.6%였다. 양사를 합한 시장점유율은 77.5%로 80%에 육박한다. 올해 자동차시장은 전체적인 규모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일단 현대·기아차는 에쿠스 후속모델, 아반떼 하이브리드, 쏘나타 후속모델, 쏘렌토 후속모델, 투싼 후속모델, 모닝 LPI 등 총 9종의 경쟁력 있는 신차를 쏟아낼 태세다. 그에 비해 GM대우, 르노삼성, 쌍용차 등 나머지 3사가 출시예정인 신차는 4개 차종이지만 실행은 불투명하다.

또한 자금 사정이 넉넉한 현대·기아차는 올해도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과 연구개발을 지속할 태세다. 하지만 GM대우, 르노삼성, 쌍용차 등은 모기업의 자금악화 등을 이유로 비용지출이 여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GM대우가 야심차게 출시했던 라세티 프리미어 역시 마케팅자원 집행이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세계 5위의 반도체 업체인 독일 ‘키몬다’ 파산신청으로 세계 1, 2위를 달리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도 선두자리를 확고히 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전 세계 D램 시장은 1∼5위 간 과열경쟁에 따른 공급과잉과 반도체 수요침체와 공급 과잉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1위인 삼성전자도 반도체 부문 실적 악화를 우려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키몬다의 파산신청으로 공급 과잉이던 D램 생산이 줄면서 D램 가격은 상승하기 시작했다. 불황 앞에 후발 업체의 생존력이 떨어지면서 시장지배력이 높은 삼성전자가 시장 주도권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지난 2007년부터 국내 승강기 업계 1위로 부상한 현대엘리베이터의 시장점유력도 상승가도를 달릴 전망이다.

국내 승강기 시장은 신규 설치 대수로는 세계 3위, 누적 설치 대수로는 세계 8위 수준의 시장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유일한 토종업체인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 시장을 놓고 오티스(미국), 티센크루프(독일), 쉰들러(스위스), 코네(핀란드), 미쓰비시(일본) 등 글로벌 빅5와 혈전을 벌여 왔다.

그러나 지난해 건설불황 속에서도 현대엘리베이터는 2008년 연간 1만대 승강기 설치 기록을 세우면서 2년 연속 국내 승강기 업계 1위로 나섰다. 지난해 시장점유율 36%를 달성한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 내수 위축을 돌파하기 위해 초고속 엘리베이터 개발 능력을 통해 글로벌시장으로 사세를 확장할 방침이다.

그러나 1등 기업이 반드시 불황 속에서 경쟁력을 배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1등 기업이 시장지배력을 앞세워 가격 덤핑으로 단기적인 위기를 모면하면서 경쟁력 제고에 소홀히 할수록 내실을 갖춘 중견기업의 추격이나 후발 업체 간 그랜드컨소시엄의 맹공으로 도태될 수도 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시장지배력을 갖춘 기업일수록 불황 속에서 변신과 생존의 경영을 적극 구사해야 경기가 회복 사이클에 들어갈 때 글로벌 경쟁력을 마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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