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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S2013)삼성·LG '재탕 전시회'..中企는 여전히 '찬밥'
대기업 전시관 마련된 C홀은 초호화..중소기업관은 '엉터리'
2013-05-22 16:01:41 2013-05-22 18:01:18
[뉴스토마토 황민규·최승환기자] 국내 최대의 IT 전시회인 '월드 IT쇼(WIS)'가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자원부 등 주최 측의 엉성한 진행과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의 성의 없는 참여로 구설수에 올랐다.
 
월드 IT쇼가 이틀째 접어든 22일 코엑스 행사장에는 첫 날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관람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주최 측에 따르면 사흘간 월드 IT쇼를 찾은 관람객이 총 16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될 정도. IT와 전자에 관심 있는 20, 30대를 중심으로, 관련 업계 종사자들까지 한자리에 모이는 축제의 장이다.
 
하지만 정작 행사의 완성도와 볼거리 등 질적 수준은 매년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현장의 한 관람객은 "행사가 첨단 기술을 선보이고 시연해 보이는 자리인데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등 초대형 규모로 부스를 마련한 기업들의 전시관이 사내 홍보관만도 못한 수준"이라고 힐난했다.
 
실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소비자 및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행사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양새다. 전시관 3층에 나란히 위치한 삼성전자와 LG전자 부스는 각각 864㎡, 900㎡로 타사에 비에 거대한 규모를 자랑했지만 정작 이번 행사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제품이나 솔루션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양사는 경쟁적으로 부스 전면에 곡면 유기형발광다이오드(OLED) TV와 울트라HD(UHD) TV 등을 배치하며 TV전쟁을 방불케 했고, 갤럭시S4와 옵티머스G프로 등 각사의 주력 스마트폰도 함께 전시됐다. 여기에다 LG전자가 자사의 3D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 홍보관 입구에 3D 월을 마련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시장에 마련된 9개의 전시대 중 5곳에 갤럭시S4 체험존을 둬 최근 출시된 갤럭시S4 홍보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질세라 LG전자도 지난해 출시된 옵티머스G부터 최근 선보인 옵티머스G프로와 옵티머스 GK까지 다양한 제품을 전시했다.
 
이는 취재진에게는 흔히 봤던 익숙한 장면으로, 앞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등 국제 규모의 가전박람회와 판박이였다. 전시한 제품부터 구성과 순서까지 마치 재방송을 튼 느낌이었다. 몇몇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과 LG가 국내 소비자들을 대하는 인식이 드러났다"고까지 했다.
 
또 주최 측은 행사장 내 삼성, LG, SK텔레콤, KT 등의 내로라하는 대기업 부스는 완벽한 수준으로 마련해 놓은 반면 1층에 위치한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들의 전시관은 '엉터리'로 구성해 일부 참가기업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태블릿PC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을 월드IT쇼 행사장이 아닌 '시큐리티 코리아 2013' 인근에 배치하는가 하면 2D 영상을 3D로 전환하는 혁신적인 소프트웨어(SW)를 선보인 벤처기업은 반 평 남짓한 공간에 부스를 마련토록 해 해당 기업을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특히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한 '대한민국 멀티미디어 기술대상 수상관'에 이미 3층에 전시공간이 남아도는 삼성전자에게 지나치게 큰 공간을 배당해 중복 전시토록 하는 등 공간이 협소한 일부 기업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벤처기업의 한 관계자는 "2011년부터 줄곧 전시회에 참가하고 있지만 대기업의 경우 이렇다 할 콘텐츠 변화 없이 국제전자박람회(CES)의 뒤풀이 성격을 나타내고 있다"며 "월드 IT쇼 자체가 대기업 혁신의 부재를 홍보하는 행사 같다고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돈 있는 대기업들에게 대하는 주최 측 태도를 보면서 경제민주화는 더욱 멀게 느껴졌다"며 "말로만 '기술혁신', '대중소 상생'이지, 정부가 민간기업보다 더하다"고 쓴소리를 뱉었다.
 
한편 이날 1층 A홀과 B홀에 마련된 중소기업 전시관에는 기발한 아이디어의 제품과 기술을 보유한 벤처·중소기업들이 주목을 받았다.
 
네오랩컨버전스의 스마트펜 'Neo 1'는 관람객들과 각 기업 관계자들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닷코드(종이나 다양한 재질의 표면에 눈에 거의 보이지 않는 미세한 점으로 구성된 좌표를 인쇄한 것)가 인쇄된 노트에 Neo 1 스마트 펜으로 글을 쓰면 그 내용이 블루투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획기적 기술이었다.
 
이밖에 70인치 투명 액정표시장치(LCD)를 전시한 오디하이텍, 나노 기술을 이용한 스마트폰 방수 코팅 서비스인 '나노디펜스'를 공개한 알펠로 등의 부스에도 참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IT쇼(WIS) 2013' 행사장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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