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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시대 은행이 위험하다)③리스크 관리는 기본..신규 수익원 발굴 `올인`
고객요구 즉각 수용시스템..무역금융과 연계 수익 등 해법
2013-05-10 16:40:00 2013-05-14 18:26:57
[뉴스토마토 이종용·송주연기자]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은행들이 꺼낼 수 있는 전략 카드는 제한적이다. 국내에서는 정부의 각종 규제와 사회적 책임 강화 요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해외 신흥국을 중심으로 너도나도 진출하고 있지만 리스크 관리를 무시할 수 없다. 시중은행 임원들은 물론 금융전문가들은 이럴 때일 수록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연계 영업을 강화해 은행 수익을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은행들 "하반기도 어렵다"..리스크 관리 강화
 
은행의 주요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회복 시기는 올해도 요원할 전망이다. 가뜩이나 저금리 기조 속에서 은행 수익악화가 가시화 되는 상황에서 만회할 틈도 없이 기준금리가 인하됐기 때문이다.
 
전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2.5%로 0.2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지난해 10월 2.75%로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7개월 만에 금리를 다시 내렸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인 은행의 예대마진은 줄어들면서 NIM은 악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토막 난 지난해 1분기 은행 실적의 주된 원인으로도 NIM하락이 꼽힌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인하가 마진하락에 미치는 민감도가 낮아졌다"면서도 "기준금리 인하는 마진 하락요인으로 0.25% 인하되면 0.03~0.05%의 마진하락을 가져올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미 은행들의 NIM은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NIM은 지난해 4분기 2.08%를 기록한 이후 올해 1분기 2.04%까지 빠졌고, 신한은행은 1.78%까지 떨어졌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NIM도 올 1분기에 각각 1.58%와 2.17%까지 밀렸다.
 
시중은행의 재무담당 임원은 "한국은행이 올해 금리를 한차례 더 인하한다면 NIM 회복 시기는 1~2분기 더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러도 4분기나 돼야 NIM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하가 이번 한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데 있다. 추가 금리 인하가 올해 7~9월 중으로 단행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김지만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달 기준금리가 인하된 근거는 추경효과의 극대화와 글로벌 정책공조"라며 "유럽중앙은행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선다면 한은도 또 한 차례 금리인하를 결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올해 국내은행들의 실적이 개선될 만한 요소를 찾기 어렵다"며 "오히려 거래기업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어 은행들로서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비이자수익 확대?..수수료 인하 요구에 '그림의 떡'
 
저금리 시대 생존 전략으로 금융전문가들은 은행의 수익구조 다변화를 조언한다. 수수료 수익 등 비이자수익을 확대해 현재 이자수익에 의존하는 기존 수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사들은 저금리 환경에 덜 민감한 비이자부문의 영업력을 강화하고 그룹 내 중복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연구위원은 "자산경쟁을 통한 단기적 수익 증대 전략은 이제 한계에 왔다"며 "해외진출 등을 통해 수익원을 늘리고 금융지주사 차원에서도 중복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은행들도 비이자수익 확대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었다. 한 시중은행의 부행장은 "비이자수익 확대엔 공감하고 있다"며 "하지만 지금은 정당한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조차도 과도하게 높다고 비판받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은행의 수수료 수익 비중은 7% 수준으로 외국 은행(30~40%)에 한참 뒤진다"며 "비난 여론에 맞물려 정부의 각종 수수료 제한 조치에 2000억~3000억원 이상 수수료 수익이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계 영업에서 답 찾아야..리스크 관리는 기본"
 
결국 신규 수익원 창출은 저성장·저금리 터널을 벗어날 수 있는 은행의 유일한 카드다. 기존 소매금융을 벗어나 무역금융 등과 연계한 수수료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수익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국내 은행들은 이미 10여년전부터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 진출했다. 전체 수익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지만 2015년까지 1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은행이나 일본 대형은행도 아시아 진출을 확대하는 추세"라며 "신흥국 인프라 투자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므로 무역금융 시장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연계 영업을 통한 신규 수익원 창출도 필수다. 오프라인 영업점포가 중심인 전통 영업전략에서 스마트금융 등 비대면 채널 개발에 나서는 것. 기존 점포는 경기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김병효 우리은행 부행장은 "기업고객의 경우 점포에서 이뤄지는 상담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서도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점포 규모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T기기와 금융을 결합한 스마트금융에서 신규 수익원을 찾는 은행도 있다. 스마트 기기가 모든 금융상품이나 서비스를 취급할 수 있게 됐으며, 기존 고객들의 요구를 즉각즉각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준성 하나은행 신사업추진본부장은 "고객이 은행과 가장 쉽게 접촉할 수 있는 수단은 스마트폰 뱅킹"이라며 "스마트금융을 통해 기존 고객이나 잠재 소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수익원 발굴과 함께 은행들은 적극적인 연체 관리를 통한 리스크 관리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향후 안정적 이익 창출을 위한 핵심 역량이 바로 충당금 관리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김병효 부행장은 "경기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한계기업이 늘어 은행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은행은 수익을 비축하고 유보금을 더 많이 쌓는 등 기업들의 부실에 대비하면서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장들도 "수익 창출을 위해 힘들게 쌓아 올린 자산이 부실화로 빛이 바래 버린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냐"며 "최우선적으로 노력해야 할 부문은 바로 건전성 개선"이라며 2분기 조회사를 통해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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