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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외환銀` 지분 100% 인수..갈등 수면 위로
외환 노조 "하나금융의 모든 업무협조 거부할 것"
2013-01-29 15:08:00 2013-01-29 16:28:24
[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하나금융지주(086790)가 외환은행 지분을 100% 인수하겠다고 밝히면서 한 지붕 두 가족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9일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은행권 등에 따르면 외환은행 노조는 합병을 배제한 지난해 2월 인수 당시의 노사정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하나금융의 모든 업무협조 요청 거부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전면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외환은행의 독립경영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전날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주식 5.28주당 하나금융지주 1주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외환은행 잔여지분 40%를 전량 확보할 계획이라고 공시하면서부터다. 현재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40%는 한국은행(6.1%)과 소액주주 등이 가지고 있다.
 
주식교환이 완료되면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지분 100%를 확보해 외환은행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고 외환은행은 19년만에 주식시장에서 상장 폐지된다.
 
주식 교환을 원하지 않는 하나금융이나 외환은행의 주주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하나금융에 사 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단, 주식매수청구 규모는 각각 1조원으로 제한된다.
 
주식교환은 3월 중순 주주총회를 거쳐 4월초 진행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주식 확보 목적에 대해 그룹 계열사간 협업을 활성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는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던 약속을 위반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잔여 지분 확보는 완전 합병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보헌 외환은행 노조 전문위원은 "하나지주의 외환은행 지분 100% 확보에 따른 상장폐지는 5년간 독립경영 보장을 약속했던 2.17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이사와 주주 모두를 하나금융이 가져가게 되면 외환은행은 아무런 대항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지분 확보는 결국 하나금융의 외환은행을 완전히 흡수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낸 것"이라며 "법적인 부분에 문제는 없는지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환은행은 전날 1인 시위에 돌입한데 이어 29일 오후에는 하나금융 본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또 하나금융의 모든 업무협조를 거부하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상장폐지된다고 해서 법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외환은행은 계속 독립법인으로 존속하며 경영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이미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은 지분 60%를 보유한 대주주로 100%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외환 노조가) '상장폐지'라는 말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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