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앵커 : 오늘 하루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OLED TV 기술 유출을 두고 하루 종일 날선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고,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뜻을 비쳐 양사의 대립이 민사소송으로 확대될 조짐입니다.
취재 기자와 함께 두 회사의 기술유출 공방을 짚어보겠습니다. 양지윤 기자. 어제 수원지검이 삼성 전현직 연구원과 LG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등 열 한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네요.
기자 : 네. 어제 수원지검 형사4부가 삼성디스플레이의 핵심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조모 씨 등 삼성의 전현직 연구원 6명과 정모씨 등 LG디스플레이 임직원 4명, LG의 협력업체 임원 등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히면서 오늘 하루 양사는 기술 유출에 대한 뜨거운 공방을 벌였습니다. 먼저 선공을 날린 쪽은 삼성이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오전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번 사건은 LG디스플레가 전사 차원에서 벌인 대규모 범죄"라며 "앞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습니다.
삼성 측은 LG디스플레이가 OLED TV 생산을 위한 패널의 유기물을 장착하고, 재료들이 안정적으로 보호되도록 하는 박막 생산 기술과 개발 과정을 가로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OLED 티비 기술 설비 등에 대한 자료는 이미 입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심재부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OLED TV 기술 개발을 위해 투입한 1조2000억원을 비롯해 일련의 개발 과정 등에 투입한 비용, 시장 잠식 효과 등을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수십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심 상무는 "생산 기술센터장을 비롯해 OLED 사업전략을 담당하는 팀장, 이와 관련해 인력 충원을 공조한 인사팀장 등이 모두 검찰수사에서 혐의를 인정 받았다"며 "누가 봐도 전사 차원에서 벌어진 조직 범죄"라고 규정했습니다.
앵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도 명예훼손으로 맞고소 하겠다며 강경한 반응을 보였네요?
기자: 네, 회사와 임직원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판단해 적절한 시점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 측에서 언론을 통해 진행중인 사항에 대해 확정된 범죄인 양 호도했다"며 "'LG디스플레이가 OLED 기술 개발에 실패했다', '조직적으로 인력을 유인했다'라는 등 사실과 다른 악의적인 정보를 언론에 제공해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지속한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번 검찰의 기소 대상자가 지난 4월 경찰이 발표한 대상자보다 적었고, 인사팀장이 제외된 점을 지적하며 검찰 수사결과 관련자들의 범죄 성립 가능성이 없다고 본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와 함께 삼성이 주장하는 것처럼 증착 등 OLED 관련 핵심 기술을 가져온 증거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 어제 검찰의 불구속 기소 결정을 두고, 양측이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군요. 그런데, LG디스플레이의 기자회견이 끝이 아니었네요. 삼성디스플레이가 또 LG 측의 주장에 문제가 있다며 반박 자료를 냈군요?
기자 : 네, 삼성디스플레이는 여의도에서 브리핑이 끝나자마자 이번 검찰 수사 결과 OLED 기술 유출에 대한 범죄성립의 가능성이 앖다고 본 LG디스플레이(034220)의 주장은 허위라며 재반박했습니다.
당초 8명의 기소의견 송치자 중 6명을 기소, 2명을 기소유예로 처리됐다고 한 LGD의 주장은 허위라고 역공을 날렸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기소의견 송치자 중 2명이 빠지는 대신 경찰수사에는 없었던 OLED전략기획팀을 추가 기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LG 측이 구속자가 없는 이유를 근거로 사안이 중대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LG디스플레이는 자신들이 취득한 정보가 업계나 시장에 널리 알려진 수준이고, 정말 중요한 정보였다면 카카오톡이나 메일로 주고 받았겠냐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삼성 측은 "생산기술센터 전무와 OLED 사업전략 담당 임원이 직접 전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에게 수차례에 걸쳐서 문자와, 이메일 등을 통해 삼성에서 정보를 빼낼 것으로 요청했다"며 "널리 알려진 정보라면 부당한 방법을 동원해 빼낼 필요가 있었는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 LG는 독자적인 W-RGB(화이트-적녹청)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고, 삼성은 이와 좀 다른 입장이네요?
기자 : 네, LG디스플레이는 삼성 방식의 기술이 필요없다고 누누히 강조했다고 지적하며, 대형 OLED TV는 W-RGB 방식을 고수할 의사를 밝습니다. 반면 삼성 측은 OLED TV의 핵심 기술은 유기물질을 고정시키는 증착 기술이다며 이 기술이 유출됐기 때문에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증착된 유기물질을 안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박막봉지 기술도 유출됐는데, 증착기술과 박막봉지기술은 화이트 OLED TV에서도 꼭 필요한 핵심기술이라며, LGD의 주장이 허구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 이처럼 갈수록 양측이 날선 대립을 펼치고 있는데요, 양측의 공방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이번 사건의 발단은 3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경기경찰청은 지난 4월 OLED TV 제조기술을 LGD에 빼돌린 혐의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전신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전 수석연구원 조 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기술 유출을 도운 전·현직 SMD 연구원 5명과 해당 기술을 넘겨받은 LGD 임원 5명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이어 곧바로 SMD 연구원들의 입사에 관여한 LGD 인사팀장과 자료 유출에 협조한 혐의를 받고 있는 SMD 책임연구원등 2명을 추가해 총 13명이 입건됐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씨는 SMD 수석연구원 시절 OLED TV의 핵심공정인 스몰 마스크 스케닝 기술 개발을 주도한 인물입니다.
그는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 5명과 함께 지난 2010년 8월 LG디스플레이 인사팀장 등을 만나 임원급 대우를 약속받고, 퇴사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조씨의 LG행은 무산 돼 이후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와 접촉, SMD의 기술을 해외로도 빼돌리려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한달 뒤에는 수원지검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OLED 기술 유출 사건과 관련해 LG디스플레이의 심장부인 여의도 트윈타워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습니다.
당시 검찰은 OLED 사업전략을 맡고 있는 부장급인 사업팀장의 사무실을 집중적으로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 삼성이 민형사를 포함해 모든 법정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히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향후 전망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삼성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LG디스플레이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고요, LG디스플레이도 명예훼손으로 맞설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양측의 싸움은 민사소송으로까지 번지게 됐는데요. 법원이 피해규모가 수십조원에 달한다는 삼성의 들어줄 경우 LG디스플레이의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2010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상황이 좋지 않은데요, 이런 상황에서 막대한 손배 배상금 물어야 할 경우 회사 유지는 물론이고, 투자비용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해 시장구도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 오늘
LG디스플레이(034220)의 주가는 2만2700원으로 전날보다 1.09% 빠져 주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