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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법,"'폐비닐 선별'로 '베체트병' 발병..업무상 재해 인정"
2012-06-19 11:05:34 2012-06-19 11:20:04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조용호)는 폐질환으로 사망한 황모씨의 아들이 "아버지가 폐비닐 선별 작업 등 분진이 발생하는 작업으로 폐질환을 얻었다"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한 원심을 뒤집고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먼저 "입사 당시엔 건강에 이상이 없던 황씨는 비료·농약 등의 폐비닐 선별·파쇄 업무 중에 발생한 분진에 계속 노출되면서 '베체트병'을 앓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입사 이후 6년 만에)1997년부터 베체트병을 앓게 되어 분진으로 인한 호흡기진활에 더 취약한 상태였던 황씨는 그 이후로도 7년여간 더 분진에 노출되었다"며 "이때문에 호흡기질환을 자주 앓던 황씨는 결국 현재의 질병에 걸린 것으로 보이고, 적어도 호흡기질환이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1991년 한국환경자원공사(현 환경공단)에 입사한 황씨는 2년 뒤부터 기관지염 치료를 받았고, 4년 후에는 자가면역질환인 베체트병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왔다.
 
지속적으로 객혈 증상이 발생하던 황씨는 2009년 6월경 영남대병원에서 '기관지 확장증, 만성기관지염, 폐렴, 객혈' 진단을 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요양신청을 했다. 그러나 공단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거절하자 소송을 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단순히 높은 농도의 분진에 노출된다고 해서 세균성 '폐렴'이나 '객혈'이 유발되지 않는다"며 "황씨가 10여년 기간 동안 수행한 폐비닐처리 작업 과정에서 '기관지 확장염' 등의 발생 가능성이 큰 높은 농도의 암모니아나 이산화질소 등의 자극성 가스, 세재 등에 노출되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한편, 황씨는 1심에서 패소한 뒤 불복해 항소심을 진행하던 중 폐질환이 악화돼 사망했으며, 그의 아들이 뒤를 이어 소송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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