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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바닥’ 안 보인다..유럽위기·내수부진에 기업들 ‘한숨’
상의 504개 기업 긴급조사
2012-05-29 11:00:00 2012-05-29 11:00:00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경기 바닥이 보이질 않고 있다.
 
기업들 96%는 현 경제상황을 부정적으로 진단했다. 올 2분기가 국내경기 최저점이 될 것이라던 당초 예상은 4분기, 심지어 내년 이후로 밀렸다. 유럽의 재정위기와 극심한 내수부진은 여전히 우리 기업을 옥죄는 불안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29일 긴급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국내 504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을 물은 것이다.
 
우선 최근 국내 경기에 대해 '계속 둔화 중' 56.3%, '둔화세는 진정, 정체 국면' 39.5% 등 부정적 의견이 95.8%로 집계됐다. '회복 중'이란 낙관적 진단은 단 4.2%에 불과했다.
 
하반기 경기 전망에 대해선 응답 기업의 59.0%가 “지금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비슷할 것'이란 전망이 21.6%로 뒤를 이었다. 전형적인 ‘상저하저’(上低下低)의 흐름이다. 반면 '좋아질 것'이란 기대는 19.4%에 그쳤다.
 
 
2분기 바닥론도 힘을 잃었다. 응답 기업의 27.4%가 국내경기 최저점으로 ‘4분기’를 꼽았다. ‘3분기’가 24.6%였고, 심지어 ‘내년 이후’로 내다본 의견도 21.6%에 달했다. 지난 2월 같은 조사에서 ‘2분기가 최저점일 것’이란 대답이 36.6%였던 점을 감안하면 확연한 후퇴다.
 
<출처 : 대한상공회의소>
 
기업들의 이 같은 부정적 진단은 대외적으로는 유럽의 재정위기, 대내적으로는 극심한 내수부진이 주요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적 경기 불안 요소를 묻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무려 57.9%가 ‘유럽의 재정위기’를 꼽았다. 이어 ‘유가 및 원자재가 상승’(32.7%), ‘미국 경제 회복 여부’(6.2%), ‘중국 등 신흥국 경기 둔화’(2.0%) 등이 뒤를 이었다.
 
대내적으로는 ‘내수부진’이 33.5%로 첫 손에 꼽혔다. 다음으로 ‘물가 불안’(25.0%), ‘수출 둔화’(16.9%), ‘가계 부채’(12.5%), ‘부동산 침체’(5.6%) 등이 차례로 지적됐다.
 
경영 애로 요인으로는 ‘원자재가 부담’(30.6%), ‘판매 부진’(28.8%), ‘수익성 악화’(25.2%), ‘경쟁 심화’(6.9%) 순으로 나타났고, 향후 경영 고민 사안으로는 ‘수요 감소’(33.5%), ‘원자재의 안정적 수급’(22.0%), ‘신규 수익원 확보’(13.7%), ‘임금 등 비용 부담’(8.9%)의 순으로 집계됐다.
 
때문에 기업들 70.0%는 경기 회복을 위해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둬야 할 과제로 ‘유가 및 원자재가 안정’을 꼽았다. 이어 ‘물가 안정’(42.7%), ‘가계부채 등 내수 불안요인 안정’(36.1%), ‘투자 촉진’(35.4%) 등이 뒤를 이었다.(복수응답)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유럽 재정위기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잠복해 있는 물가불안에 대한 우려도 깊어 부진한 수출과 내수가 더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설 때까지 정부가 대내외 불안요인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전국의 504개 기업을 대상으로 전화 또는 팩스를 통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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