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지욱기자] 한·중 FTA가 체결될 경우, IT업종과 자동차 분야는 수혜가 기대되는 반면, 중소기업이나 농·수산업에는 직격탄이라 할 만큼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서울 코엑스 E홀에서 외교통상부 주최로 열린 한·중 FTA 공청회에서는 한·중 FTA로 인한 거시적 차원의 효과를 비롯해 경공업, 농업, 수산업 별 영향과 서비스 등 기타 분야에 대한 발표 및 토론이 진행됐다.
박번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경제는 침체된 상태며 향후 10년간 정체가 예상된다"며 "이에 대비해 동아시아 시장을 대체시장으로 창출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한·중 FTA를 추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중 시장 확대위해 '불가피'.."완성차 혜택 가장 커"
정인교 인하대학교 교수는 "중국은 시장 잠재력이 큰만큼 관세, 비관세 장벽이 높아 FTA를 통해 완화시켜야한다"며 "지리적으로 가까울수록 경제 통합의 효과는 더 커지는 만큼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용민 한국무역협회 FTA통상실장은 "기존의 가공무역에서 내수시장 확대로 나아가는 것을 감안한다면 관세나 증치세(부가가치세) 인하를 위한 FTA가 필요하다"며 "생산기지로서의 중국에서 거대한 내수시장으로서의 중국을 생각해야한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중화학과 전기전자 분야, 특히 자동차에서의 높은 관세 혜택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석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기전자, 화학 등은 현재도 낮은 관세가 적용되고 있지만, 무역 규모 자체가 큰 만큼 수출과 무역수지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며 "20% 수준의 고관세가 적용된 자동차 분야에서는 관세 철폐 때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농수산업, 완전히 망가질 것"
반면, 영세한 중소기업이나 농수산업에는 한·미, 한·EU FTA보다 그 피해가 즉각적, 직접적이고 규모도 광범위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오동윤 중소기업연구원은 "500여개 중소기업 중 절반에 가까운 44.8%가 한·중 FTA에 부정적인 영향을 예상했고, 특히 내수시장 경쟁이 극심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특히 대기업에 납품비중이 높은 제조 중소기업의 경우 중국기업과 비교한 단가 인하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 연구원은 또 "중소 경공업 산업에서는 사실상 FTA로 인한 피해규모 산정 자체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혜택과 피해를 교역 비중이나 업종만으로 비교가 어려운 만큼 피해규모 산정 부분에 대한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농수산분야에서는 품목별로 양허 제외 품목 확대 노력이 필요하고, 식품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의 지역주의 도입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어명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존의 한미 FTA, 한EU FTA가 축산물 등 육류, 과일류에 국한된 반면, 중국은 지리상의 인접성과 식생활 구조의 유사성에 따라 피해가 즉각적이고 광범위할 것"이라며 "기존 중국산 만두나 김치 등 위생 차원의 안전성 문제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체결=교역확대? "글쎄"
하지만 이미 관세 환급이 이뤄지는 부분과 중국 자체 생산 등을 감안했을 때 협상 체결로 인한 관세 혜택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정상은 한남대학교 교수는 "이미 대규모로 국내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대다수 진출한 상태고 관세율 자체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어서 관세 철폐로는 추가적인 교역 증대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그보다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데 주력해야한다"고 말했다.
국내 중소기업이 다수 진출한 '개성공단'의 원산지 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역외 가공제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한편, 당초 이날 오전 10시에 진행될 예정이었던 공청회는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와 농수축산연합회 회원 등 30여명이 회의장에 진입해 점거하면서 4시간 가까이 지연됐다.
공청회장에 남아있던 일부 농민들은 "농민들의 목소리를 공청회에서 수렴하겠다고 해놓고는 자신들의 발표와 토론이 끝나자 모두 퇴장했다"며 "또다시 농민들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어물쩍 넘어가겠다는 태도"라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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