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금융당국이 보안 강화를 위해 내놓은 직접회로(IC)칩을 통한 결제 방식 도입 방안이 ‘반쪽짜리’ 대책으로 전락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자동화기기(CD·ATM)에서는 IC칩 카드 인식이 되지만, 가맹점 단말기는 30~40%만 IC카드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마그네틱을 통해 결제하고 있어 사실상 IC칩 카드 이용 비율은 10% 미만에 불과한 실정이다.
대부분 카드에 마그네틱과 IC칩이 함께 내장돼 있어 IC칩 단말기로의 전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비용도 부담스럽다는 게 가맹점의 입장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보안 강화를 위해 복제에 취약한 마그네틱 카드 사용을 전면 폐지하고, 오는 9월까지 모든 자동화기기에 IC카드 결제 방식을 도입키로 했다. 70년간 사용해 온 마그네틱 인식방식이 자동화기기에서 사라지는 셈이다.
IC칩은 정보가 훨씬 많이 들어가고, 읽어내는 방식도 비접촉식이기 때문에 마그네틱과 달리 보안에 강하다.
금융당국도 보안성이 강한 IC카드를 상용화하면 카드복제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은행에서 관리하는 ATM기와는 달리 가맹점 단말기는 여전히 '긁는' 마그네틱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모든 카드에 마그네틱과 IC칩이 함께 내장돼 있어 굳이 IC칩 단말기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
단말기를 교체할 경우 추가 비용이 들어 오히려 교체하는 게 손해라고 가맹점 업주들은 입을 모았다.
실제로 서울 용산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 모씨는 "결제가 안 되는 카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 불편함을 전혀 못 느끼고 있다"며 "굳이 내 돈 들여가면서 단말기를 교체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0만개가 넘는 가맹점의 단말기 교체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할 것 인지에 대한 문제가 불거진 지는 10년이 지났다"며 "IC칩을 내장한 카드를 발급하면서 들인 비용에 비하면 그 효과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맹점의 IC칩 결제에 대한 상용화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뿐더러 앞으로 근거리무선통신(NFC)과 같은 새로운 지급방식이 도입되면서 IC칩 방식이 후퇴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상용화에 실패해 사실상 IC칩 카드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맹점 단말기를 통해서도 복제사고가 일어나 보안이 강한 IC카드가 사용돼야 하지만 단말기 교체에 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추진할 수는 없는 부분"이라며 "단말기 고장이나 신설 가맹점을 통해 점차 단말기 보급이 이뤄지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자연스럽게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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