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올해 부동산 경매 시장에는 서울이 금융규제 속에 낙찰가가 저조한 동안 부산의 아파트 낙찰가는 오름세를 나타내는 '경저부고' 현상이 두드러졌다.
평창이 동계올림픽 개초지로 선정된 이후 주변 지역 낙찰률과 낙찰가율도 동반 상승했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과 2011년 경매 이슈를 되돌아본다.
◇ 경저부고(京低釜高)
서울과 부산의 아파트 낙찰가율은 2009년 이후 완전히 뒤집혔다. 서울이 LTV(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등의 금융규제 적용을 받는 동안 부산의 아파트 낙찰가는 계속 올랐다.
특히 올해는 부산 부곡동 푸르지오 아파트 경매에 82명이 몰리는 기현상을 보였고, 6월에는 114.2%라는 역대 최고 낙찰가율을 기록해 시선을 모았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정부에서 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에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부산의 열기도 서서히 하락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올해와 같은 인기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중소형 아파트 강세
수도권 아파트가 침체 일로를 걷는 와중에도 중소형 아파트들은 실수요자들의 지지 속에 탄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올해 1월부터 12월(20일 기준) 전용면적 85㎡ 이하와 이를 초과하는 아파트의 경매지표를 비교해본 결과, 낙찰률은 두 배 가까운 차이를 나타냈다. 낙찰가율은 중소형 아파트가 10%p 더 높고 경쟁률(평균응찰자수)도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 DTI 부활과 8부 능선 붕괴
지난해 9월 DTI 규제 한시적 완화로 일부 수도권 아파트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이에 고무된 투자자들은 올해 3.22 대책 발표에서 규제가 완전히 폐지될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발표 당시에는 규제의 부활로 보아야 하느냐 사실상 폐지된 꼼수냐를 두고 논란이 있었지만, 이후 낙찰가율 추이에서 확인되듯 규제는 부활했고 가격은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7월부터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확실한 침체에 접어들었다.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낙찰가율 80%가 무너진 것.
면적별로 살펴보면 중대형 아파트들이, 지역으로 살펴보면 인천이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 면적이 넓을수록, 금액이 클수록 매력은 떨어졌고 강남3구나 버블세븐도 예외는 아니었다.
◇ 평창 동계올림픽 효과
지난 7월6일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결정되면서 강원도의 지가가 들썩였다.
이를 반영하듯 7월에 열린 법원경매에서 평창군의 경매물건 낙찰률은 전달의 두 배인 54.3%를 기록했다.
개발혜택이 집중될 것으로 기대되는 토지는 낙찰률 55%, 낙찰가율 99%를 기록했다.
◇떼인 돈 3000억원 넘어
올해 수도권 아파트를 담보로 빌려 준 돈 가운데 경매로 회수되지 못한 금액이 3593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이 금액은 경매청구금액과 낙찰금액을 단순 비교한 것"이라며 "보통 경매에 나오는 물건들이 다중채무를 지고 있음을 감안할 때 실제로 채권자들이 떼인 돈은 더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 영각사와 영구아트 본사
경기도 시흥시 군자동에 자리잡은 토지면적 4만8459㎡의 종교시설을 겸한 이 납골당은 부산저축은행과 엮이면서 저축은행 부실대출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부산저축은행이 납골당 사업에 대출해 준 금액은 무려 1280억원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 처음 경매에 나왔던 이 부동산의 감정가격은 124억6900만원에 불과했다.
등기부 채권 총액이 211억원에 이르는 이 부동산은 2회 유찰되어 감정가의 64%인 79억8000만원까지 최저가가 떨어진 상황. 내년 1월 19일 다시 한 번 주인을 찾을 예정이다.
부산저축은행은 이 부동산에 대해 저당권이나 기타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는 권리설정을 해두지 않은 상태. 따라서 설령 낙찰된다 하더라도 대출금을 회수할 방법이 없다.
한편, 한국SF영화의 산실로 기대를 모으던 영구아트 본사가 경매로 매각됐다. 감정가 37억원의 이 건물은 한 사업가에게 40억원에 매각됐다.
◇ 대형레저시설 경매 대거 등장
올해는 유난히 대형레저시설이 경매에 많이 등장했다.
준공허가를 받고도 2년째 문을 열지 못하던 의정부 장암동 아일랜드캐슬(감정가 365억원)을 비롯해 신한사태의 불씨가 됐던 파주시 월롱면 금강산랜드(감정가 429억원)가 경매로 나왔다.
올해 낙찰된 물건 중 가장 감정가가 높았던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영진골프랜드(감정가 713 억원)도 경매에 나왔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이들은 높은 감정가가 무색하게 유치권, 지상권, 임차관계 등 복잡한 권리관계로 인해 오랫동안 경매가 진행되거나 낮은 가격에 낙찰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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