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장사로 '땅짚고 헤엄치는' 은행들..고객만 '봉'
일부 은행 가계대출 회수 움직임 서민 피해 확대
대출금리 올리고, 예금금리 낮추고..‘이자놀이’ 몰두
2011-09-14 15:20:19 2011-09-14 17:51:59
[뉴스토마토 이승국기자] 고객을 등에 업고 ‘이자장사’에 몰입하고 있는 은행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지난달 갑작스레 신규 가계대출 중단과 기존 대출에 대한 회수작업을 벌여 대출 고객들을 당혹케 했다.  올들어서는 엄청난 수익을 거두면서도 예대마진을 늘리고 있어 고객을 상대로 ‘땅 짚고 헤엄치기식’ 이자놀이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추석 연휴 전후로 예금으로 대출을 갚는 ‘특별 예대상계’와 대출만기를 연장할 때 원금의 일부를 갚도록 하는 ‘부분상환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특별 예대상계를 실시하고 있다. 빌려준 돈을 예금이나 적금으로 갚게 하겠다는 것.
 
신한은행은 예금만기가 3개월 이내에 도래하는 고객 중 희망자에 한해 예대상계를 실시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부분상한제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 중 특정 요건에 해당할 경우 원금의 일부를 갚도록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만기가 도래한 대출 중 빌린 사람의 상환능력이 떨어지거나, 신용등급이 낮아진 고객이라고 판단할 경우 원금 일부 상환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실무적으로 예대상계 실시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들의 이자놀이도 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은행권 정기예금 중 연 5%대 금리를 주는 상품 비중은 1.2%였지만, 7월에는 0.1%로 대폭 줄었다. 현재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4.05%까지 추락했다.
 
우리은행은 7월 말 연 4% 수준이었던 ‘키위정기예금’ 금리를 연 3.7%. 신한은행도 월복리 정기예금 금리를 연 4.25%에서 연 4.0%로 각각 내렸다.
 
그러나 은행들은 대출금리 인상을 핑계로 전체 가계대출의 무려 60%를 차지하고 있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올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개월째 3.25%로 동결했지만, 은행들이 CD 거래를 하지 않으면서 CD 금리는 3.58%까지 치솟았다.
 
은행이 거래를 하지 않아도 높은 수준의 CD 금리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은행들로선 손쉽게 이윤을 챙기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은행들이 방패 역할을 자처하면서, 추가 행정조치에 따른 부담과 고객들의 비난을 피할 수 있어 사실상 모른 채 하고 있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주요 은행들은 상반기에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렸지만 2분기 가계소득에서 차지하는 월평균 이자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증가한 8만6256원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은행들의 이자놀이 등은 서민들의 고통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주요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도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최근 금융당국의 신중하지 못한 가계대출 대책이 은행들의 배만 불리는 꼴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이승국 기자 in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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