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마토 황상욱기자] "증권사가 판매 중인 상품을 취소할 수도 있지 뭐가 문제입니까. 서류가 미비돼 취소시켰고 피해를 본 사람도 없습니다."
이달 초
SK증권(001510)이 내놓은 파생상품이 시장에서 전혀 판매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실무자에게 원인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 2일까지 SK증권은 옥수수 선물 최근 월물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 1종과 KOSPI200, 삼성전자, 현대차, 기업은행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3종을 공개 모집했다.
당시 SK증권은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 매체별로 상품 출시 기사가 일제히 송고됐다. 이후 2일 오후 4종의 상품의 모두 청약 '0'로 취소됐다고 공시했다.
애초 SK증권의 실무자는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는 서류가 미비돼 이 상품들을 일부러 취소시켰다고 답변했다. 취소된 이후 청약이 들어와 같은 상품을 사모로 진행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매번 상품을 설계해왔을 담당자가 서류 미비라는 '실수'를 했으리라곤 생각하기 어렵다. 또 공모 상품을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사모로 진행했다는 것도 미심쩍다.
상품 설계를 잘못했을 수도 있다. 시장 상황이 워낙에 좋지 않으니 상품 판매가 어려울 수도 있다. 고객 유치에 더욱 노력하고 더 좋은 상품을 개발하면 된다.
그러나 당장 위기를 모면하려고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던 상품에 대해 거짓으로 해명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고객 신뢰가 최우선인 금융회사이기에 더욱 그렇다.
고식지계(姑息之計)라는 4자성어가 있다. 일시적으로 편안하고자 변통하는 꾀를 뜻한다.
결국 SK증권의 공식 채널에서는 잘못을 인정했다. 실무자가 숨기고픈 마음에 제대로 대처를 못했다는 것이다.
증권사에 대한 신뢰마저 무너지면 주가 급락으로 괴로운 투자자들은 기댈 곳이 없다. 솔직하고 현명한 대응이 필요할 때다.
뉴스토마토 황상욱 기자 eye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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