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정부가 대기업 오너 일가 기업에 일감을 일정 이상 몰아주면 소득세나 증여세 등을 부과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계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전경련 관계자는 5일 "영업이익에 과세하면 회사의 영업방식에 관여하는 경영 간섭"이라며 "일감몰아주기 명목으로 과세가 이뤄지면 대기업은 자회사가 하던 사업을 없애고, 일개 사업부로 돌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휴대폰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과세 정책을 이유로 삼성전자의 모바일디스플레이부로 전환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또 "세금 낼 돈 없는 기업이 주식으로 과세 당할 경우 10년 뒤 주식이 세금으로 다 사라지면, 이건 재산권 착취"라며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과세 정책을 비난했다.
조세연구원이 제시한 5가지 과세 방식들은 일감 몰아주기 과세 근거가 되는 정상 거래가격을 일일이 따질 필요 없이 특정 이익에 대해 증여나 부당이득으로 간주해 세금을 물리는 방식이다.
이같은 정부 방안에 대해 기업들은 다소 신중한 모습이지만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김봉경 현대기아차그룹 부사장은 "재계 전체 차원에서 대응할 일이지, 개별 기업이 입장을 내놓을 일이 아니다. 아직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SK그룹은 "그룹내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기업의 경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천억에 불과하지만 다른 회사는 조단위"라며 "사회적 기대를 무시할 수 없어 관련 사업을 계속할 것인지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LG도 아직 일감몰아주기 과세가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 정책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일 뿐 별도의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삼성의 경우도 별도의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두산그룹은 "그룹내 일감몰아주기 사례로 지목된 동양엔지니어링은 두산타워 건물관리 업체로 단순히 건물관리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난감해 했다.
하지만 재계의 반발과 반대 의견 개진은 상당히 빠르게 전개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전경련에서는 이번 과세 정책안에 대해 반대의 목소를 담은 성명서를 이르면 다음 주 초 발표하기로 잠정 결정하는 등 그룹사의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정부의 과세 방안은 오너 체제의 그룹사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그룹사를 중심으로 한 재계의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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