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앵커: 금주의 경제신간 오늘은 '결국 사장이 문제다' 라는 책을 내신 홍재화 필맥스 대표이사 모셨습니다.
홍재화 대표는 코트라에서 해외수출 담당업무를 맡다가 발가락 양말과 맨발 슈즈를 수출입하는 필맥스를 창업하고 다양한 경영서적도 출간하셨습니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저자: 우선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지난 15년동안 한 사업의 과정을 돌아보는 데 있습니다.
이전에는 발가락양말을 수출만 하다가, 이제는 신발을 수입해서 국내 판매를 하다보니 사업방식이 많이 바뀌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과정을 저 혼자만을 위한 것이라면 진정한 의미의 돌아봄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냥 혼자서 돌아보고 혼자서 고민하고, 혼자서 평가하는 그런 돌아봄이 아닌 비슷한 처지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저를 비교하면서 저의 잘잘못을 구체적으로 찾아내는 과정, 그리고 제가 저에 대하여 고민한 점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평가하는 지를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앵커 : 필맥스에서 만든 발가락 양말은 어떤 기능이 있습니까?
저자: 발가락양말은 사실 한국이나 일본사람이 가장 많이 신기 때문에 한국이나 일본이 원산지일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데, 어쩌면 독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래 기계는 독일에서 만든 것을 일본사람들이 특허를 사서 만든 게 장갑기계이고, 저희는 그 기계를 개조하여 양말을 만들거든요. 그래서 다른 양말과 본질은 같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몇 가지를 더 추가하였지요.
우선은 은나노 실을 이용한 은나노 양말, 빨리 마르고 냄새가 나지 않는 양말등 특수 소재를 한 기능성 양말도 있고, 한 켤레 4만~5만원하는 순수 천연비단양말도 있고, 유아용 양말과 같은 것은 전 세계에서 필맥스에서만 만듭니다.
그런데 저희 발가락양말의 대부분은 여성용입니다. 한때는 매출액의 80%가 여성용으로 기능성을 강조하기 않고, 패션성을 강조한 것이 다른 발가락양말과 필맥스 양말의 차이라고 할 수있지요.
앵커: KOTRA에서 근무하셨는데 사업은 이론과 실제가 많이 다른가요?
저자: 사업은 굉장히 많은 부분을 망라합니다. 하나의 제품을 만들려면 원재료 구매, 운송, 생산, 품질관리, 인사관리, 국내영업, 해외영업등 많은 부분이 있지만, 코트라는 그 중에서 '수출'이라는 한 부분에서 기업에 도움을 주도록 조직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작은 부분에서도 아직은 멀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선 코트라의 업무지원은 여전히 대.중기업 위주입니다. 그러니까 어느 정도는 규모가 갖춘 회사만이 코트라를 이용할 만한 여건이 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실제로 전체 기업수의 99%이상은 소기업에게는 멀기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수출실적의 대부분은 중.대기업에서 이루어 지지만 인적수량으로 따지면 더 많은 소기업들에게도 보다 쉽게 수출할 수있는 방법을 찾아주었으면 합니다. 물론 그게 매우 힘들다는 것은 알지만, 실제로 현실은 본의아니게 사업을 해야하는 사장들도 많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국내 시장만을 놓고 경쟁하다보면 점점 성공할 확률은 적어지지요. 수출의존도 90%에 맞게 소기업들의 90%까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70%정도는 수출과 연관이 있게 한다면 코트라 본연의 임무는 물론이고, 국내 경제의 여러가지 면에서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항상 메모하시는 습관이 있으시다던데 오늘은 어떤 내용을 메모하셨나요?
저자 :오늘 저에게 가장 큰 일은 이 방송을 녹화는 것입니다. 신발과 양말을 준비하는 것은 물론이고, 녹화전에 운동할 시간등을 미리 적어놓았습니다.
그리고 바이어들에게 보낼 이메일 사항, 양말관련 실 구매에 대한 정도를 적었습니다. 지금 저의 다이어리를 보시면 우선 맨 앞에는 주소록, 거래처 은행계좌, 그리고 사업구상이나 앞으로 진행중인 일들을 목록별도 정리를 해갑니다. 맨 뒤에는 저의 독서목록이 있습니다. 2003년 10월부터 정리했는데, 지난 달까지 매달 11.61권을 읽었네요.
제가 이렇게 다이어리를 정리하는 것은 혼자하다보면 모든 것을 기억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자칫 어느 하나라도 잊으면 제가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때는 체면이 구겨지고, 어떤 때는 제 비용으로 감당해야 하고요.
여럿이 일하는 큰 회사에서는 서로의 일정을 크로스체크가 가능하지만, 소기업사장은 본인 다 기억하지 않으면 결국 본인의 비용으로 막아야 합니다. 그러니 일일이 적고, 정리할 수밖에 없지요. 그렇고 아무렇게나 하면 어디에 썼는 지 모르니까, 나름대로 체계적이어야 함은 물론이고요.
앵커: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하시는데 특히 블로그는 유명하더라고요. 고객들과 어떻게 소통하시나요?
저자: 저는 적어도 1주에 5-6번은 블로그에 글을 올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3-4년을 하다보니 제 블로그를 본 분들이 대충 수십만명입니다. 어떤 때는 하루에 수천명이 오기도 하고, 어떤 때는 수백명이 오기도 합니다. 그럼 그 분들이 모두 적어도 필맥스라는 단어를 한번은 보고 가는 거지요.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저로서는 손가락으로 많은 부분을 때우는 것입니다. 그리고 장래에 필맥스에 대한 본격적인 마케팅을 할 때에는 제가 써온 글들, 유저들의 댓글들이 좋은 스토리거리가 되고요.
제가 쓰고 있는 블로그의 내용은 대체로 3가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필맥스에 관한 것, 책에 관한 것, 그리고 걷기에 관한 것이지요. 별로 재미없는 글이지만, 꾸준히 블로그를 쓰니까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것같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사람을 만나기 위하여 영업을 가면 많은 분들이 사전에 저의 블로그를 읽었다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 것도 어느 날 갑자기 많은 양을 올린 것이 아니라, 1주일에 몇 개씩 꾸준히 올린 글들입니다. 요즘 세상에서는 이게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는데 주민등록번호나 명함보다 신뢰감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가 운영하는 '무역무작정따라하기'는 무역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곳입니다. 이 곳은 회원이 2600여명이 되는 데, 30대 초중반의 젊은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일들은 인터넷이 없다면 불가능하지요. 블로그를 통하여, 카페를 통하여 내가 적극적으로 세상과 소통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니, 세상은 또한 저와 소통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그 소통을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기도 하고요. 제 이야기를 블로그를 통하여 정리하고 많은 분들의 피드백을 받고, 그 것을 다시 정리하니 제 사업에 대한 생각도 정리가 되고, 더 많은 분들과 소통을 할 수있고, 이렇게 책으로도 나오고요. 돌하나로 새 여럿잡는 방법이지요.
앵커: 저자께서 지칭하신 일명 '구멍가게' 사장님들께 조언을 한다면?
저자: 일단 현재 사업을 운영하고 계신 분들에게는 '기죽지 말자'입니다. 현대사장도 사장이고, 삼성사장도 사장이고, 나도 사장이다 라는 자신감을 절대로 놓치지 말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사업을 하실 분들은 가급적 동업을 권하겠습니다. 동업자간에 경험, 아이디어, 육체적 힘을 공유함은 물론 창업비용까지 나누어서 하면 훨씬 힘이 되지요.
다만, 우리 나라 사람들은 동업에 대하여 부정적인데, 사실 마이크로소프트도, 야후도, 구글도 동업으로 키운 회사입니다.
앵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