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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유·매일유업 등 '치즈값 담합'..과징금 106억
2011-06-26 12:00:00 2011-06-27 10:23:43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우월적 시장지위를 이용해 가격을 담합했던 치즈제조사들이 당국에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서울우유에 35억9600만원, 매일유업(005990) 34억6400만원, 남양유업(003920) 22억5100만원, 동원데어리푸드에 13억100만원 등 총 10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가격 공동인상 및 정보교환 금지'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 서울우유ㆍ매일유업 담합주도
 
이들 업체은 지난 2007년 상반기부터 치즈제품의 원료가 되는 자연치즈의 국제가격이 인상되자 치즈업체 직원들의 모임인 '유정회'에서 가격 인상을 본격 논의했다. 단독 가격인상에 따른 매출 감소를 피하고자 업체들끼리 협의를 거친 것이다.
 
매달 열리는 유정회에서 담합 인상을 주도한 업체는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서울우유가 2007년 6월 초 유정회에서 업소용 피자치즈 가격 인상 계획을 밝히고 같은달 치즈가격을 11% 올렸다.
 
이어 매일유업 11%, 남양유업 16%, 동원데어리푸드 18% 등이 8월과 9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서울우유가 업소용 치즈가격 인상을 주도했다면 소매용 피자치즈 공동인상에는 서울우유와 매일우유가 함께 나섰다.
 
두 회사는 같은해 8월에 열린 유정회 모임에서 인상시기와 인상률을 교환한 뒤 9월 나머지 업체의 가격 인상률을 도출해냈다.
 
이에 따라 10월에 서울우유(19%)가 치즈가격을 인상한데 이어 11월엔 매일유업(18%)과 동원데어리푸드(21%)가 동참했다. 남양유업은 이듬해인 2008년 6월 제품 리뉴얼을 하면서 치즈가격을 25%나 올렸다. 인상 시기가 겹치지 않도록 조정하면서 일제히 가격을 올린 것이다.
 
치즈가격 담합은 2008년에도 지속됐다. 이번에는 매일유업이 나서 원료치즈 가격 상승에 따른 추가 인상 필요성을 제기했고 업소용 피자치즈 가격 인상의 신호탄을 쐈다.
 
매일유업이 21% 올린 것을 시작으로 서울우유 12%, 동원데어리푸드 17%, 남양유업 17%씩 인상했다. 특히 매일유업은 업소용 피자치즈 가격을 올린지 한달만에 소매용 피자치즈, 업소용 가공치즈를 각각 20%, 31%씩 인상하기도 했다.
 
◇ 4개 업체 점유율 100% 육박..소비자 선택권 박탈 
 
이번 치즈가격 담합의 특징은 4개 회사의 점유율을 합치면 100%에 가깝고, 이들 각 회사의 가격결정부서가 깊숙이 개입돼 있다는 것이다.
 
치즈시장은 상위 4개 업체가 95%를 점유하는 대표적인 과점시장으로 2008년 기준 서울우유(44%), 매일유업(40%), 동원데어리푸드(7%), 남양유업(4%) 순으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소매용 치즈는 상위 4개사가 10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들 업체들이 담합을 하는 동안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권은 사실상 없었던 셈이다.
 
공정위는 또 각 회사들이 조직적으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 점도 포착했다. 4개 회사는 유정회에 2년여에 걸쳐 가격결정·마케팅 부서의 직원을 참여시켰으며, 이 자리에서 공유한 각사의 가격정보를 임원에게 보고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소비가 늘고 있는 치즈제품 가격의 불법적인 담합인상행위를 적발하고, 제재한 것에 이번 조치의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가공식품을 포함한 서민생활 밀접품목의 담합에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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