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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살롱에 산삼뇌물..권도엽 장관 취임 보름만에 '날벼락'
2011-06-15 17:07:10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국토해양부 수자원국 직원들의 향응접대, 산삼까지 뇌물로 받은 현직 과장까지 단 하루 만에 봇물 터지듯 드러난 국토부 공무원들의 비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국토부 사업 특성상 업체를 상대해야 하는 일이 많은 만큼 '접대'가 관습처럼 익숙해진 공무원들의 각성과 철저한 감시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취임 한달이 채 안된 권도엽 장관은 15일 열린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서 의원들로부터 된서리를 맞는 등 조직 전체가 크게 위축됐다.
 
◇ 흥청망청 연찬회에 주점, 나이트클럽까지.."향응이 아니라고?"
 
국토부 수자원정책국은 지난 3월30일부터 3일 동안 제주도에서 '자연친화적 하천관리 연찬회'를 주최했다.
 
이 자리에는 국토부 직원과 지방자치단체, 4대강 건설사 관계자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연찬회 비용은 참여 업체들로부터 모두 1억7000만원을 갹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연찬회 둘째 날인 31일 터졌다.
 
국토부 직원 15명이 연찬회 후 업체관계자들과 함께 룸살롱과 나이트클럽에서 접대를 받던 중 현장을 급습한 4~6명의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 직원들에게 적발 된 것.
 
총리실은 이들 직원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지만 국토부는 고작 주의를 주는 선에서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향응이 아닌 접대였다"는 말장난만 늘어놓고 있다.
 
국토부는 이날 공식 해명을 통해 일부 직원이 수자원공사, 용역업체 직원과 저녁식사를 제공받는 등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4대강 공사업체로부터 향응을 받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찬회는 여직원을 포함해 15명이 참석했고 수자원공사 직원, 용역업체 직원 등과 함께 횟집에서 식사한 뒤 6명은 주점, 9명은 나이트클럽을 간 것으로 확인됐다"며 "적발직후 전체 식사비용과 주점·나이트클럽 비용은 개인이 송금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의 현금과 함께 산삼까지 뇌물로 받은 국토부 부동산 부서 현직 과장의 비리도 함께 불거졌다.
 
검찰은 이날 부동산투자신탁회사 대표로부터 산삼 등 수천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백모 과장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 현직 과장 과천에서 수천만원 뇌물..'등잔 밑이 어둡다'
 
백씨는 지난해 12월30일 경기도 과천 한 식당에서 G리츠의 사주 최모씨로부터 시가 500만원 상당의 산삼과 2000만원이 든 선물상자를 받는 등 모두 3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권도엽 국토부장관이 6월 임시국회 개회에 맞춰 국토해양위원회 전체회의에 취임 이후 처음 참석하는 날이었다.
 
권 장관은 업무보고에 앞서 "일부 직원의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머리를 조아렸다. 하지만 의원들은 해당 직원의 징계 수위, 연찬회 비용과 출처 등을 캐물으며 질타의 수위를 낮추지 않았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한목소리로 국토부에 대한 맹비난을 퍼부었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토부는 관련 공무원에 대해 향후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라며 "또한 다른 부처들도 이른바 '목금 연찬회'라는 명목으로 유사한 사건들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적발시 반드시 엄단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민주당 김영근 부대변인도 "조만간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비리의 악취가 온 세상을 뒤덮게 될 것이 뻔하다"며 "어린아이도 범하지 않을 '비행'을 4대강 주무부처 공무원들이 버젓이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민노당 우위영 대변인 역시 "건설현장에서 횡행하는 민관의 비리가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으로 날개를 달았다"고 꼬집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4대강 사업이 국민의 이익을 위해 진행된 것이 아니라 관련 업체와 관료들을 위해 진행됐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성명까지 냈다.
 
경실련은 성명에서 "대통령의 치적사업으로 공기단축을 위해 야간까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4대강 현장에서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과적, 과로, 과속에 시달리며 죽음의 위협 속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스토마토 박관종 기자 pkj3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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