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승현기자] Q.금융기사를 보다 보면 ‘와타나베 부인’이란 말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특히 일본 지진 이후에 경제 관련 기사에서 특히 많이 볼수 있습니다. 우선 관련 기사를 한번 보겠습니다.
지난 5월 13일자 이데일리에 기사입니다. 엔화 약세 때문에 ‘와타나베 부인’이라는 말로 불리는 일본계 자금이 국내 증시에 들어올 것이란 내용입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와타나베 부인.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건지 오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설명을 위해 안승현 기자 나와 주셨습니다. 안승현기자.
A.네 안녕하세요. 안승현입니다.
Q.요즘 특히 경제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와타나베 부인이란 용어. 어떤 것을 지칭하는 말인가요?
A.네 일본 지진 이후에 많이 와타나베 부인이 지면상에 많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와타나베는 일본 이름 중에서 아주 흔한 성씨중 하나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김씨 이씨 정도 된다고 하는데요. 국제 외환시장에서 와타나베 부인이라는 말은 일본의 개인 외환투자자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런데 왜 와타나에 부인 이라고 부르냐면 일본의 개인 외환투자자들중에서 아주 공격적이 활하게 외환을 거래 하는 사람들이 바로 가정주부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부동산 투자의 주도 세력을 지칭할 때 ‘강남 아줌마’라는 말을 많이 썼었죠? 우리나라에 강남 아줌마가 있다면 일본에는 외환거래를 주도 하는 와타나베 부인이 있는 겁니다.
Q.와타나베 부인이 그럼 진짜 부인들을 지칭하는 말이었군요. 그럼 유독 일본에서 가정주부들이 이렇게 외환거래를 활발히 하는 이유가 있나요?
A. 그건 바로 은행 금리하고 연관이 있는데요. 일본은 과거 90년대부터 2000년대 까지 10년의 장기 불황이 이어졌습니다. 불황이 이어지다 보니 은행 금리가 낮겠죠. 한때 정책 금리가 0%인적도 있었답니다. 이러다 보니 저축을 열심히 해도 이자가 붙지 않으니 돈 모으는 맛이 없겠죠.
2006년 기준으로 영국이나 호주, 브라질의 정책 금리가 5.0%, 6.25%, 13.0% 정도 였는데 일본은 이때 0.5% 이었으니까 굉장히 낮은 편이었죠.
대다수의 가정주부들처럼 일본의 주부들도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살림을 꾸리고 저축을 해야 하는데 금리가 낮다 보니 제대로 된 재테크가 안됐던 거죠. 그래서 이들이 찾은 방법은 은행에 돈을 저금할게 아니라 되려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서 상대적으로 이자가 높은 해외 다른 국가의 돈, 즉 외환예금이나 주식에 투자하기 시작한 겁니다.
일단 금리가 낮으니 자기 돈이 없더라도 은행에서 자금을 빌려 쓰기 쉽고, 늦은 금리 덕분에 엔화도 아주 쌌기 때문에 외환이나 주식투자로 얻은 수익에다가 그것을 엔화로 바꿀 때 얻는 환차익까지 더해져서 상당히 괜찮은 수익을 남길 수가 있었습니다. 이런 일본의 주부 투자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국제 금융시장에서 아주 큰 손으로 부상했는데요. 그래서 이들을 ‘와타네바 부인’이라고 부르게 된 겁니다.
이들이 투자하는 방식을 들여다보면, 마치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물 팔아먹은 것과 비슷한데요. FX마진거래 라는 것을 이용 하는 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것을 98년에 도입해서 와타나베 부인들이 주력무기가 됐는데요. 이게 뭐냐면 일정액의 증거금을 선물회사나 중개업체에 맡겨두고 그 돈의 100배나 되는 금액의 외환을 사는 겁니다.
그러니까 10만엔을 증거금으로 넣어 두면 1000만엔 어치의 외환을 살수 있는겁니다. 이 때문에 가정주부들도 막대한 자금력을 가지고 외환거래를 할 수 있게 된거죠. 그래서 일본에서는 주식투자 다음으로 인기 있는게 FX마진거래 라고 합니다.
Q.아 그렇군요. 이 와타나베 부인들이 그럼 국제 금융시장에서 차지 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나요?
A.네 와타나베 부인들은 어쨌든 간에 개인 투자자일 뿐이죠. 그런데 그 규모를 보면 참 대단 합니다. JP 모건이 추정한바 에 따르면 현재 세계 금융시장에 돌아다니는 이 와타나베 부인들의 자금이 약 40조엔 정도 된다고 합니다. 한국 돈으로는 한 500조원이 넘겠네요.
작년 말에 국회에서 2011년 예산안을 놓고 여야가 몸싸움도 벌이고 좀 시끄러웠는데요. 그때 통과된 올해 국가 예산이 309조원 이었습니다. 와타나베 부인들의 돈인 그거 보다 200조원이나 많네요.
사실 와타나베 부인들의 투자 방식은 고위험을 감수한 투기에 가까운 형태입니다. 그래서 개인투자자들이 접근하기에는 지나치게 리스크가 큰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들도 있는데요. 우리나라에도 이 FX 마진거래를 이용한 한국판 와타나베 부인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증권사마다 FX 마진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지난해 1월에 거래규모가 268억 달러에서 올 3월에는 567억 달러로 배 이상 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환차익을 노린 외환투자는 전문 딜러들도 쉽게 수익을 못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섣불리 와타나베 부인을 흉내 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거 시청자 분들도 꼭 알아두시길 바랍니다.
Closing.우리나라의 ‘강남 아줌마’에 비교되는 ‘와타나베 부인’. 자주 듣지만 정확한 의미는 잘 몰랐던 이 용어 이제 어떤 뜻으로 쓰이는 말인지 잘 아셨지요? 꼭 기억해 두시구요. 지금까지 설명해 주신 안승현기자 고맙습니다.
뉴스토마토 안승현 기자 ahn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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