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7월 기준금리 '동결' 전망
2008-07-06 09:48:55 2011-06-15 18:56:52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0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5.00%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플레이션을 차단하려면 지금이 금리를 올려야할 때이지만 이를 결행할 경우 하강하는 경기를 더욱 짓누를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은행은 당분간 관망하면서 고민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 금리인상 여건은 성숙

소비자 물가가 브레이크 없이 치솟고 있다는 점에서 한은은 긴장하고 있다. 한은이 작년 12월에 전망했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간 3.3%였으나 최근에 4.8%로 상향조정했다. 특히 하반기 상승률 전망치는 3.1%에서 5.2%로 크게 높였다.

이는 한은이 물가불안에 대해 상당히 걱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평균 4.7%에서 4.6%로 조정하는데 그쳤다. 물론 하반기 상승률 전망치를 4.4%에서 3.9%로 0.5%포인트 내리기는 했으나 충격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한마디로 성장보다는 물가문제가 훨씬 심각하고 급하다는 것이 한은의 시각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최근 기준금리를 현행 4.0%에서 0.25% 포인트 인상한 것도 금통위의 금리인상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기대인플레이션을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자는 의견이 금통위 내에서 나올 수 있다. 이유없이 덩달아 가격이 오르는 기대인플레이션은 궁극적으로 임금상승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다시 물가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 경기가 부담스럽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금통위원들이 금리인상을 결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경기와 물가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데다 ▲금융감독당국이 간접적인 대출통제에 나서고 있으니 그 결과를 봐야 하며 ▲시장에 충분한 신호를 주지 않은채 금리를 갑자기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의 물가상승은 총수요 압력보다는 국제 유가와 원자재가격이 급등한데 따른 것인 만큼 기준금리 인상은 물가안정에 별로 기여하지 못하면서 경기만 급랭시키는 위험을 갖고 있다.

국제유가가 하반기에 다소 안정될 것이라는 예측이 여전히 살아 있는 것도 금통위원들의 금리인상 결정을 막는 요인이다. 정부가 물가안정에 주력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지만 성장을 완전히 포기할 수 없다는 현실도 금통위원들이 외면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금통위원들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는 쪽으로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물론 지급준비율 인상 등 금리 외의 다른 방안도 검토할 수 있으나 이 달에 선택할 가능성이 높지는 않은 분위기다.

◇ 전문가들, 동결전망 우세

전문가들은 급격한 유가 상승으로 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경기 둔화세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경기와 물가 등을 모두 감안할 때 현 추세에서는 금리를 움직이기가 어렵다"며 "3분기까지는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규복 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최근의 물가급등세가 고유가 등 공급 쪽 요인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금리를 올려 수요 경로를 통해 물가를 안정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물가 대책은 금리보다는 재정집행이나 에너지 절약 대책 등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경기가 둔화하고 있는 만큼 수요는 그다지 확대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올려 수요를 조이면 경기하강 위험이 더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은이 물가안정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공격적인 통화정책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동결 가능성이 높지만 한은이 유가급등세와 물가불안에 강하게 맞선다는 신호를 위해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며 "다만 정책금리보다는 지급준비율 인상 등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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