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추가부담 올해 29조∼38조원 전망
2008-06-28 10:26:58 2011-06-15 18:56:52
국제유가(서부 텍사스 원유 기준)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마침내 배럴당 140달러를 돌파하면서 150달러가 눈앞에 닥쳤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기름값에 강타당해 이미 하강국면에 접어든 한국 경제는 나날이 주름살이 늘고 있다.

국민들이 뼈빠지게 번 돈이 고스란히 중동 산유국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당장 올해 원유를 사기 위해 쏟아부어야할 추가부담액은 280억달러에서 3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 추가부담 최소 280억 달러

2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도입한 원유는 모두 8억7천254만1천 배럴, 돈으로는 592억693만 달러에 이른다. 배럴당 평균 67.86달러를 지불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들어 5월까지 원유 도입단가는 배럴당 95.89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41.3%나 올랐다.

하지만 이미 5월의 원유 도입단가가 배럴당 110달러에 달한데다 현재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사우디 아라비아의 증산 방침에도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국제유가의 흐름을 볼 때 도입단가의 추가 상승은 불가피하다.

이달 초 정부와 석유공사 등이 주도하는 국제유가 전문가협의회는 국내 도입원유의 기준가격인 중동산 두바이유의 연평균 가격이 배럴당 105달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에너지 집약형 산업이 경제의 주축인 우리나라로서는 가정용이나 수송연료를 아무리 절감한다해도 획기적인 유류소비 감축은 쉽지 않다.

따라서 지난해 수입량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올해 원유 도입액 예상치는 872억5천만 달러로 작년보다 280억 달러를 원유 수입에 더 쓰게 된다. 원.달러 환율(26일 종가기준 1천36.6원)을 감안하면 29조원이 넘는다.

올해 시행되거나 국회 통과 후 시작될 감세정책 규모를 보면 3월 단행된 유류세 10% 인하가 7천억원, 할당관세 인하 6천억원, 법인세 인하 1조8천억원, 유가환급금 2조원 등 최소 5조원선이다. 따라서 경기부양 등을 위해 인하된 세금의 6배 가까운 돈이 오른 원유값을 대느라 날아가는 셈이다.

그나마 26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이 이미 배럴당 128.41달러에 이른 것을 감안하면 이는 상당히 낙관적인 시나리오다.

연평균 도입단가가 5월 수준인 배럴당 110달러가 된다면 연간 도입액은 960억 달러에 달하면서 추가 부담액은 368억 달러로 껑충 뛴다.

◇ 150달러 되면 성장률 2%p↓

오른 기름값 때문에 이렇듯 뭉텅이 돈이 빠져나가면 국내에서 투자하거나 소비될 돈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한국은행은 유가가 1% 오를때 국내총생산(GDP)은 0.02%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경상수지도 20억달러 악화되는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원유 도입단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르면 지난해보다 유가가 47.4%나 오르는 셈이어서 경제 전반에 대한 충격은 엄청나다.

당장 경상수지는 올해들어 5월까지 내리 적자를 기록하면서 적자 누계액이 71억7천만 달러에 달하고 있다. 대규모 적자의 주범은 원유 가격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30여년 간의 물가 상승요인과 함께 에너지 가운데 석유의존도가 지난 1차 오일쇼크 당시 60%대에서 현재 40%선으로 낮아진 점을 고려하면 당시와 같은 수준의 충격이 가해지는 이른바 '유가 임계치'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151.56달러선이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지난 22일 보고서에서 하반기 유가가 배럴당 평균 150달러에 이르면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2.0%로 급락하고 물가 상승률은 9%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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