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국내 증시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으로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가 동반 상승한 데다 반도체 업황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5% 넘게 급락했습니다.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긴축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세가 쏟아지며 낙폭을 키웠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는 장중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습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06.27포인트(5.72%) 내린 6690.62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전날 7000선을 회복한 지 하루 만에 다시 7000선을 내준 것입니다. 지수는 1.35% 하락 출발한 뒤 장중 한때 6650.41까지 밀렸습니다. 개인이 5조1796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조2685억원, 1조9514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습니다.
코스닥도 42.06포인트(5.32%) 내린 748.22로 마감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303억원, 3587억원 순매도했고 개인이 4888억원 순매수했습니다.
급락장 속 오전 중엔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모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코스피에서는 오전 11시 23분 코스피200 선물이 기준가 대비 5.04%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이어지면서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됐고, 코스닥시장에서도 오전 11시 47분 코스닥150 선물과 현물지수가 각각 6.09%, 5.90% 하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증시 급락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중동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꼽힙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 이란의 휴전안 거부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0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했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7%를 넘어서는 등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성장주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단 분석입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후퇴했다"며 "이번주 코스피, 코스닥에서는 5거래일 연속 사이드카 발동되며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지속했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불안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장 초반에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수요 기대가 유지됐지만, 외국계 증권사에서 메모리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제기됐다는 시장 소문이 확산하면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됐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원은 "인텔의 2분기 매출과 데이터센터 매출이 각각 전년 대비 25%, 59% 증가하며 AI 인프라 수요를 확인했다. 메모리 공급 병목 언급도 관련 업종 투자심리를 지지했다"면서도 "다만 모건스탠리의 숀 킴이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며, 일각에서는 반도체 업황 고점 우려가 재차 유입됐다"고 짚었습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2원 내린 1466.6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습니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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