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민주당이 역대 최다 수준의 구속영장 기각에도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의 수사 기간을 한 달 더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수사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정치 보복'이라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으로 합법적 의사진행 발행)로 맞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여야가 종합특검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정면충돌하면서 후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도 더 경색될 전망입니다.
종합특검 수사기한 '30일 연장'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20일 본회의를 열고 2차 종합특검의 수사 기간을 30일 연장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상정할 계획입니다. 개정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 종합특검 수사 기한은 오는 24일에서 다음 달 23까지로 늘어납니다. 지난 2월25일 출범한 종합특검은 관련 법에 따라 이미 기간을 두 차례나 연장한 상태입니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15일 민주당 주도로 전체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대안'을 가결했습니다. 국민의힘은 22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배분에 반발해 보이콧 중인 만큼 해당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선 기간 연장을 강행하더라도 실익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차 종합특검의 영장 기각 건수는 역대 최다 수준입니다. 법원은 지난 16일 기준 종합특검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17명 중 11명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습니다.
종합특검은 3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 가운데 구속영장 기각 건수가 가장 많습니다. 기각률도 64.7%로 내란 특검(13명 중 6명·46.2%)과 김건희 특검(29명 중 9명·31%)을 웃돌았습니다. 채 상병 특검은 기각률이 90%로 더 높았지만, 실제 기각 건수는 10건 중 9건으로 종합특검보다 적었습니다. 특히 종합특검의 기각률은 지난 2024년 검찰의 평균 구속영장 기각률(29.9%)과 비교하면 약 두 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9일 민주당 주도로 전체회의를 열고 2차 종합특검법 개정안(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대안)을 가결했다. 상임위원장 배분에 반발해 국회 일정을 보이콧 중인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사진=뉴시스)
"민주당의 정치 보복용 특검 남발"
가장 먼저 구속영장 기각 결정이 내려진 건 지난 5월21일 이은우 전 KTV 원장입니다. 이어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김종욱 전 해양경찰청장, 안성식 전 해경 기획조정관 등에 대한 영장이 기각됐습니다.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의혹과 관련해선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과 21그램 대표 김모씨, 감사원 간부 손모씨 등의 영장이 기각됐습니다.
강호필 전 육군 지상작전사령관과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도 지난 13, 15일 연달아 기각됐습니다. 16일엔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전무곤 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에게 청구한 영장에 대한 기각이 결정됐습니다.
민주당은 의혹 해소를 위해 종합특검 연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개정안은 수사 기간 연장 외에 현재 130명인 파견 공무원 정원을 150명으로 늘리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아울러 수사·기소와 관련해 3대 특검의 결정을 번복하거나 공소 유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이 있을 때 종합특검은 기존 특검 측과 협의해야 한다는 조문도 생겼습니다.
종합특검이 정치 보복용이라는 게 국민의힘 입장입니다. 길어지는 특검으로 혈세가 낭비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거대 여당이 강행한 4개 특검은 수사의 본질과 무관한 도심 속 초호화 사무실 방값으로만 무려 64억6100만원의 국민 혈세를 물 쓰듯 탕진했다"며 "왜 무고한 국민들이 민주당의 정치 보복용 특검 남발에 따른 부동산 임대료까지 부담해야 하느냐"고 꼬집었습니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 2차 종합특검법 개정안을 저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당은 지난 16일 의원들에게 알림을 통해 "민주당은 후반기 원구성 협치 정신을 저버린 채, 법사위를 단독으로 열어 수사 기간을 연장하는 2차 종합특검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며 "우리 당은 필리버스터로 강력히 맞설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종합특검법이 본회의에 상정되면 직후에 필리버스터에 돌입할 방침입니다. 5선 중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을 시작으로 곽규택·이진숙·윤용근 의원 등이 주자로 나설 예정입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필리버스터는 소수 야당으로서 국민에게 여당의 폭주를 알리기 위한 절박한 메시지"라고 호소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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