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습니다. 상장 기업 수와 공모 규모가 동시에 줄어든 가운데 투자 자금은 일부 새내기주에만 집중되는 모습입니다. 상장 이후 주가 흐름도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IPO 시장 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5월 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총 18개사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4곳을 제외한 일반 상장 기업은 14개사였습니다. 일반 상장 기준으로는 코스피 1곳, 코스닥 13곳이었습니다.
공모 규모도 크게 줄었습니다. 올해 1~5월 누적 공모금액은 96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2조665억원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월별 공모금액을 보면 1월 750억원, 2월 0원, 3월 6831억원, 4월 1303억원, 5월 775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3월
케이뱅크(279570) 상장으로 약 4980억원 규모 공모가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월 공모 규모는 1000억원 안팎에 그친 셈입니다.
IPO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은 배경으로는 강화된 상장 심사 기조와 중복상장 논란이 꼽힙니다. 최근 금융당국과 시장에서는 중복상장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고, 기업들도 낮아진 밸류에이션 환경 속에서 상장 추진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입니다.
실제 올해 들어 시장에서 대어급 IPO로 거론됐던 기업들의 상장 일정 재검토 사례가 이어졌습니다.
LS(006260)그룹 계열 에식스솔루션즈를 비롯해 HD현대로보틱스, SK에코플랜트, 한화에너지, CJ올리브영 등이 중복상장 논란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IPO 일정을 조정하거나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반면 기업들의 자금조달은 채권시장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나타났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회사채 발행 규모는 총 22조2021억원으로 전월 대비 13.6% 증가했습니다. IPO와 주식 발행이 위축된 가운데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회사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업계에서는 상장 공급 감소가 시장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신규 상장 기업이 줄어들 경우 투자 자금이 제한된 종목으로만 몰리게 되고, 이는 공모주 시장의 가격 왜곡과 수익률 양극화를 더욱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대형 증권사 IB 담당자는 "당국의 심사 기조가 까다로워지면서 기업들이 밸류에이션 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관 수요가 특정 기업에만 집중되다 보니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되면 공모가가 희망밴드 하단에서 결정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업 입장에서는 기대했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지면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기보다 상장 일정을 미루거나 철회를 고민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업계에서는 IPO 시장 위축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상장을 목표로 진행 중인 기업은 5~6개 수준으로 1999~2025년 동월 평균인 11개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라며 "예상 공모금액도 1500억~2000억원 수준으로 역대 6월 평균인 2872억원을 밑돌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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