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사업 전략이 엇갈리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당장 올해 1분기 네이버는 AI 관련 연구개발(R&D) 규모를 큰 폭으로 확대했지만, 카카오는 자체 투자를 줄이며 효율성을 강조하는 운영 전략을 보였습니다. 특히 네이버가 자체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데 반해, 카카오는 인프라 투자 대신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AI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해 1분기 연구개발 비용은 60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91%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연간 연구개발비가 2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분기 기준으로 처음 6000억원대를 기록했습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중도 같은 기간 18.0%에서 18.6%로 높아졌습니다.
인프라 투자 비용이 급증했습니다. 네이버의 설비투자 비용(CAPEX)은 1분기에만 전년 동기(2047억원)보다 120.47% 급증하며 451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 가운데 서버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네트워크 장비 등이 포함되는 '서버 및 비품' 투자액이 3936억원을 차지하며 전체 비중의 87.2%에 달했습니다.
앞서 네이버는 올해 고성능 GPU 확보와 AI 컴퓨팅 역량 확대를 위해 1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김희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30일 실적 발표 컨포런스콜에서 "AI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가 집행되면서 올해 인프라 관련 비용이 전년 대비 확대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난 1월엔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B200(블랙웰) 4000장을 확보해 국내 최대 규모의 AI 컴퓨팅 클러스터를 구축했다고 밝혔습니다. 네이버는 이를 기반으로 검색과 광고, 쇼핑 등 서비스 전 영역에서 AI 접점을 확대하는 중입니다.
카카오도 카톡 기반 AI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지만, 관련 투자는 오히려 줄어드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입니다. 카카오의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는 전년 동기보다 3.05% 감소한 3316억원이었습니다. 카카오는 지난 2020년 이후 투자 규모를 꾸준히 늘려왔지만, 1분기 처음으로 투자액이 줄어든 겁니다. 이에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중은 전년 동기 18.4%에서 17.1%로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비도 15% 넘게 줄면서 117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카카오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 대신 AI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하며 운영 효율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자체 AI 모델인 '카나나'와 함께 오픈AI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들와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행보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카톡 중심의 AI 생태계를 구축하며 맞춤형 서비스로 수익성 개선 등 실질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방침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이젠 AI 수익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고, 네이버와 카카오도 의미 있는 성과를 강조하며 수익 모델을 증명하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라며 "결국 자사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서 빠르게 수익화 구조를 만들고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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