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기준 없는 내란죄, 경합범 최대치 적용…특검의 '최고형' 전략
내란은 법정 최고형’, 나머지는 ‘상한 근접’
2026-01-20 17:50:44 2026-01-20 17:50:44
[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특검이 법정 최고치에 근접한 형량을 잇따라 구형하고 있습니다. 내란죄에는 사형 등 법정 최고형을, 다른 혐의에는 경합범 가중 원칙을 적용해 상한에 가까운 구형량을 제시하는 방식입니다. 이른바 ‘최고형 전략’으로 보입니다. 윤석열씨의 12·3 계엄으로 헌정질서가 중대하게 훼손되고, 김건희씨를 둘러싼 이권개입 의혹 등으로 민주주의 시스템이 흔들렸다는 점을 반영해 범죄의 중대성을 형량에 반영한 걸로 보입니다. 또 선고 단계에서 형량이 감경되는 관행을 감안해, 실형의 무게를 최대한 확보하려는 전략으로도 읽힙니다.
 
20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3특검(김건희·내란·채상병특검)이 기소한 사건 가운데 결심공판을 통해 구형량이 나온 건 총 19건입니다. 내란특검 11건, 김건희 특검 8건 등입니다. 채상병특검이 기소한 사건 중엔 아직 구형까지 진행된 재판이 없습니다. 
 
앞서 내란특검은 지난 14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씨에게 사형을 구형했습니다. 내란특검은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는다. 양형에 참작할 사유가 없고 오히려 중한 형을 정해야 한다. 따라서 법정형 중 최저형으로 형을 정함은 마땅하지 않다. 법정형 중 최저형이 아닌 형은 ‘사형’밖에 없다”고 구형 배경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내란 사건은 다른 범죄와 달리 대법원 양형기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형법에선 내란 우두머리에 대해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선택지 안에서 내란특검은 윤씨에게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겁니다.  
 
같은 날 특검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는 무기징역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는 징역 30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는 징역 20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는 징역 15년을 각각 구형했습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각각 징역 15년을 구형됐습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양형기준이 명시된 범죄의 경우에도 특검은 상한에 가까운 형량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 사례가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입니다. 앞서 지난해 12월26일 특검은 윤씨의 체포방해(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를 비롯해 △국무위원의 계엄 심의·의결권을 침해하고 외신에 허위 사실을 전파한 혐의 △허위 비상계엄 선포문 작성에 관여한 혐의 △비화폰 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 등에 총 징역 10년을 구형했습니다.
 
이 사건은 여러 범죄가 동시에 인정되는 경합범 구조로, 법리상 가능한 최고형은 징역 11년 3개월입니다. 특검이 요청한 징역 10년은 이론적으로 가능한 최대치에 근접한 형량이기도 합니다.
 
특히 특수공무집행 방해죄의 경우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더라도 권고형은 가중하더라도 징역 1~4년 수준입니다. 반면 특검은 체포방해 혐의에 대해서 징역 5년을 구형했습니다. 이에 대해 특검은 “대통령 경호처 소속 공무원들을 사병화해 영장의 집행을 물리력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저지하도록 한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기준을 넘어선 구형이 불가피하다는 강조입니다. 
  
김건희특검이 기소한 사건들 역시 구형 수위가 높습니다. 김건희씨에 대해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묶어 징역 15년이 구형됐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징역 11년과 벌금 20억원에 추징금 8억여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4년을 각각 제시했습니다.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자본시장법은 부당이득이 5억원을 넘는 주가조작 범죄에 대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별도의 양형기준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정치자금법과 알선수재 혐의는 각각 5년 이하의 징역형이 가능합니다. 특검은 각 범죄를 분리해 구형한 뒤, 여러 범죄가 겹치는 '경합범 가중' 원칙을 적용해 법리상 가능한 최대치에 가까운 형량을 도출한 셈입니다.
 
다만 내란특검과 김건희특검 사건 모두에서 실제 선고 형량이 특검 구형의 절반 안팎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두고, 재판부가 보다 엄중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 16일 1심 재판부는 체포방해(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씨에게 5년을 선고했습니다. 이는 특검이 구형한 10년의 절반에 불과한 형량입니다. 또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법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 전 정보사령관에게 징역 2년과 2490만원 추징을 선고했습니다. 특검이 구형한 3년에서 형량이 1년이 줄었습니다. 
 
박용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센터 부소장은 “내란특검과 김건희 특검은 이번 사건의 중대성과 헌정 질서 훼손의 심각성을 고려해 법정 최고형을 구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일반 형사사건에서는 통상 검사의 구형량 대비 절반 안팎이 선고되지만, 내란범죄는 양형기준조차 마련돼 있지 않을 만큼 이례적이고 중대한 사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통상적인 형사사건의 관행에 기대기보다, 사건의 무게에 걸맞은 선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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