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신한은행의 올해 1월 가계 예대금리차가 1.42%p로 전월대비 0.44%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NH농협은행에 이어 은행권 2위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4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지난달 정책서민금융(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 대출 등)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는 1.42%p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공시 자료 발표 첫 달인 2022년 7월(1.46%p)을 제외하면 2년 6개월 만에 최대 수치입니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대출금리와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금리 간 격차로, 은행 수익의 본질적 원천입니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이자 장사를 통한 이익이 그만큼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난달 기준 신한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전월(0.98%p) 대비 0.44%p 증가했는데요. 같은 기간 대출금리는 4.47%로 0.22%p 상승한 반면, 예금금리는 3.05%로 0.22%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4대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변동 폭입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12%p에서 1.37%p로 0.25%p 상승했습니다. 우리은행은 1.16%p에서 1.34%p로 0.18%p 올랐고, KB국민은행은 1.25%p에서 1.29%p로 0.04%p 증가했습니다.
예대금리차, 신한은행 1.22%p...농협에 이어 1월 은행권 2위
기준금리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더 빠르게 떨어져 예대금리차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중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는 오히려 지난해 7월 이후로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수도권 주택 거래가 증가한 탓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수요 억제를 은행에 주문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금융당국 방침을 이유로 지난해 7월부터 가산금리를 인상하며 대출금리를 여러 차례 올렸던 은행들이 아직까지 금리를 충분히 내리지 않고 있기 떄문입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하한 이후, 시중은행의 3%대 정기예금(1년 만기 기준) 금리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만큼, 예대금리차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시중은행 대부분은 최근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정기예금 금리를 모두 2%대로 조정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지난 1월 20일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를 기존 최고 3.00%에서 2.95%로 조정하며, 3%대를 가장 먼저 깨뜨렸습니다.
이후 같은 달 24일 KB국민은행은 'KB스타 정기예금' 금리를 2.95%로 내렸고, 하나은행도 '하나의 정기예금'을 2.95%로 인하했습니다. 이마저도 우대금리 조건을 모두 맞춰야 겨우 받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이에 은행에서 대출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높아진 금리에 따른 부담을 부쩍 체감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예금자들은 낮아진 이자율에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은행권이 예대금리차를 늘려 이자 수익 극대화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6954억원으로 전년 3조677억원 대비 20.5% 크게 증가했습니다. 순이자마진(NIM) 기준으로 보면 신한은행은 1.58%로 KB국민은행(1.78%)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하나은행(1.47%), 우리은행(1.44%)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출 취급 금리는 시중은행이 거의 동일했으며 예수금이 많이 증가하면서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리 인하 관련해선 아직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금융당국도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관리를 빌미로 이자놀이를 한다는 비판이 잇따라 제기되자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에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고 필요하다"며 "이제는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할 때가 됐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들은 대출 금리 인하를 낮추는 모양새입니다. 우리은행은 한은 기준금리 인하 결정 직후 이튿날인 지난달 26일 주요 대출의 가산금리를 선제적으로 낮췄습니다. KB국민은행도 대출 기준금리인 시중금리 인하에 따라 이를 대출에 반영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신한은행의 지난 1월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가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사 내 모습.(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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