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 속 연기금 국내증시 역할론 대두
외인천하 국내 증시, 23조 규모 8개월째 순매수 기조
개인·기관 '셀코리아' 가속화
2024-07-10 16:14:34 2024-07-16 15:08:06
 
[뉴스토마토 최성남·신유미 기자] 개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엑소더스'가 가속하는 가운데 국민연금으로 대표되는 연기금 역할론이 대두하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가 하락하는 국면에서 연기금은 대규모 매수에 나선 경우가 많아 구원투수로 불립니다. 인구가 줄고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정체된 상황에서 연기금의 국내증시 비중 확대를 통해 수급의 중요한 한 축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코스닥 합산 국내 주식시장에서 23조282억원을 순매수했습니다. 같은 기관 기관 투자자는 12조5104억원, 개인은 7조3798억원을 팔아 치웠습니다. 기관 투자자 중에서 연기금 등은 1조2946억원 순매도로 집계됐습니다.
 
기관과 개인이 떠난 상황에서 외국인 지분율은 급증하고 있습니다. 전날 기준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보유액은 844조5900억원으로, 전체 시가총액(2339조6800억원)의 36.1%를 기록 중입니다. 외국인 비중은 작년에는 31~32% 수준에 그쳤습니다. 순매수 기조 역시 8개월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부진합니다. 올 상반기 미국과 일본 증시가 15% 이상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코스피는 5.4% 상승에 그쳤습니다. 코스닥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약세 배경에 인구 감소가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계속 오르는데 우리 시장이 못 가는 근본적인 이유는 인구 감소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인구는 2020년부터 감소 추세입니다. 외국인을 제외한 내국인 인구만 놓고 보면 2020년 5183만명에서 작년에는 5133만명으로 지속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됩니다.
 
인구 감소가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는 이유는 국민연금 가입자 수 감소로 인해 연금의 운용자산이 축소되는 것을 뜻하기 때문인데요. 국민연금은 1988년 도입된 이후 매년 급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도입 첫해 443만명에서 현재 2199만명이 가입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국민연금 가입자는 2022년 2250만명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이후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정체된 상황입니다. 
 
보건복지부의 최근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에 따르면 장기 기금 수익률을 4.5%로 가정할 때 적립금은 2055년에 모두 소진될 전망인데요. 연금 수익률 개선과 보험료율 인상을 가정할 경우 시점을 늦출 순 있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국민연금은 수익률 개선을 위해 국내 주식 비중 축소를 결정한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국내 주식 대비 미국 주식의 수익률이 월등하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올해 국내주식 수익률 잠정치는 연 3.71%, 해외주식 수익률 잠정치는 연 13.75%로 전망됩니다.
 
표=뉴스토마토
 
최 연구원은 "최근 발표된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전략에서 국내 주식 비중 축소(15.4%→14.9%)가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에 충격을 안겨줬다"면서 "5년 뒤인 2029년에는 13%까지 줄이겠다는 방침인데, 정부의 밸류업을 통해 증시 활력을 불어넣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이 결정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한국증권학회장)도 "중장기적으로 기금이 수익을 유지하는 측면에서 보면 국내 주식에 대한 투자를 줄여서 국내 시장이 악화면 장기 수익률 자체도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 현재 투자 비중은 유지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연금의 고갈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면 증시의 버팀목으로 역할론이 가능하단 의견도 나옵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은 "국민연금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 기금 고갈이 예정돼있다는 점"이라며 "2025년 정도가 되면 기금이 완전히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고, 어느 시점부터는 가지고 있는 자산들을 팔아서 정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습니다.
 
황 연구원은 "이 경우 국내 주식시장에 충격이 엄청나게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국내 주식시장의 비중을 낮게 가져갈 수 밖에 없다"면서도 "만약 기금 고갈이 예정돼 있지 않고 기금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을 할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국내 주식 비중을 높이기 위한 연금이 고갈되지 않는 수단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 입장을 드리기는 조심스럽지만,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기는 해도 국민연금 기금 규모가 자연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에 규모 자체로 보면 감소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최성남·신유미 기자 drks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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