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워싱 민낯)③연금, ESG 평가 강화에 10개 증권사 '탈락'
석탄기업 회사채 주관사 ESG평가에 영향
2024-06-20 06:00:00 2024-06-20 08:27:51
 
[뉴스토마토 김보연·신대성 기자] 국민연금이 거래 증권사 평가 기준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항목을 강화하자 NH투자증권 등 10개사가 탈락했습니다. 국내 제 1기관 투자자인 국민연금이 강제성을 띄고 증권업계에 ESG 원칙을 관철하고 있다는 설명인데요. 연금의 ESG 강화 기조는 다른 기관 투자자들의 의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국민연금, 거래 증권사 ESG 배점 확대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국민연금은 증권업계 '그린워싱'에 대응하기 위해 ESG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거래 증권사 평가 기준을 수정했습니다. 거래 증권사 갯수도 기존 36개에서 26개로 줄였습니다. 
 
올해 상반기부터 국민연금은 증권업계의 그린워싱에 대응하기 위해 ESG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거래 증권사 평가 기준을 수정했다. (자료=국민연금)
 
국민연금은 분기마다 공개된 기준에 따라 등급을 매기고 거래 증권사를 새로 선정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책임투자 및 사회적책임 배점을 5점에서 10점으로 올리고 주식운용·운용전략·수탁자책임 등 정성평가 배점을 기존 20점에서 15점으로 내렸습니다.
 
세부적으로는 ESG 관련 보고서 발간 건수를 평가하는 책임투자보고서 배점을 2점에서 4점으로, 사회적책임 평가항목 이름을 ESG경영으로 바꾸면서 배점을 3점에서 6점으로 확대했습니다. 석탄 관련 기업에 투자를 중단하란 채찍과 ESG 책임 투자 및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는 명분을 제시한 셈입니다. 
 
최근 한 사례로 삼척블루파워와 같은 유해한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에 대한 6개 증권사(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의 금융 지원이 비판받고 있는 상황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측은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발행·주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ESG 평가 기준을 강화하며 증권사들이 환경적 책임을 다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ESG 평가기관들도 증권사들의 석탄기업 회사채 주관이 ESG 등급에 고스란히 반영된다고 설명합니다. 한국ESG기준원 관계자는 "투자 포트폴리오에 환경보호와 반대되는 기업이 있거나 대기 환경보전법 위반 등 행정처분이 발생한다면 ESG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습니다.   
 
NH·교보·유안타·현대차·유진 탈락
 
실제 최근 국내 증권사 중에선 NH투자증권, 교보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LS증권, 하이투자증권, 현대차증권, 흥국증권 등이 연금의 거래 증권사로 선정되지 못했습니다. 외국계 증권사에선 JP모건, UBS 등이 고배를 마셨습니다. 
 
 
 
올해 상반기부터 NH투자증권, 교보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현대차증권, 흥국증권 등 10곳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거래 증권사 명단에서 빠졌다. (사진=뉴시스)
 
국민연금은 책임투자 의식을 강화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국민연금이 강제성을 띄고 증권업계에 ESG 원칙을 관철하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엔 리서치 역량이 좌우했던 거래사 선정 기준이 ESG, 재무건전성 등으로 초점을 옮겨가는 모습인데요. 단순히 ESG 보고서 작성이나 형식적인 기준 충족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ESG 원칙을 사업 운영에 반영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증권사들이 환경 보호,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를 실질적으로 실천하게 강제하는 모양새입니다. 
 
국민연금과 거래 자금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높은 등급을 따기 위한 증권사의 노력도 상당합니다. 국민연금 평가기준 변화에 맞춰 각 증권사는 리서치본부에 ESG 전문 연구원을 영입하거나 홀세일본부에 국민연금 국내 주식 전담 운용역을 영입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는 게 업계 전언입니다.
 
증권업계, ESG 활동 강화 
 
국민연금 평가기준 항목에 ESG 관련 배점을 높이면서 타격을 입은 증권사들도 부랴부랴 ESG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배점이 더 높아질 여지가 있는 만큼 ESG 경영전략과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달 ESG 경영 전략과 주요 성과를 담은 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특히 보고서에는 ESG 핵심 전략으로 ‘ESG 금융’, ‘Digitization’,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꼽았습니다. 해당 전략 아래 △기술기반 유망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민간 주도형 R&D 지원 사업(스케일업팁스) 운용사 선정 △ESG 리서치 보고서 발간 △걷기 챌린지 등 ESG 실천 캠페인과 같은 활동을 펼쳐왔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3월에는 ESG 경영 관련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ESG 위원회'를 신설했습니다. 유관부서 실무자로 구성된 'ESG 전략 TF'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임직원들의 ESG 역량 향상을 위해 관련 교육도 진행 중입니다.  
 
하이투자증권도 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매년 6회 이상의 다양한 형태의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 중입니다. 지난 5월 위기임산부 지원을 위해 지원금과 양육 응원 키트를 전달했고, 지난 2월에는 취약 아동 가정의 가족 여행을 지원했습니다. 
 
현대차증권은 이사회 내 ESG 관련 보고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이사회의 ESG 점검 기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이사회의 다양성 강화를 위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했고, 증권업계 유일 3회 연속 여성가족부 가족친화기업으로 인증받았습니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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