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25만원부터 한동훈 특검까지…1호 법안 정치학
22대 국회 시작부터 특검 정국…정국 격랑 불가피
2024-05-30 16:31:36 2024-05-31 10:55:51
김용민(오른쪽)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와 민병덕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30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서 민생·개혁 1호 법안(민생위기극복 특별법, 채상병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천안=뉴스토마토 박주용·이진하 기자]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1호 법안'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거대 의석을 차지한 범야권은 개원 첫날부터 일명 '채상병 특검법'과 '한동훈 특검법'을 당론 1호 법안으로 내세우며 정부여당을 겨냥한 공세 수위를 바짝 끌어올렸습니다. 여기에 민주당은 민생 1호 법안으로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민생위기극복 특별법'까지 발의했습니다.
 
민주당은 30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채상병 특검법과 민생위기극복 특별법을 각각 당론 1호 법안으로 정하고 발의했습니다. 채상병 특검법은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지난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부쳐졌으나, 여당의 반대로 부결됐습니다. 그러나 22대 국회 첫날부터 민주당이 재발의에 나서면서 법안은 폐기된 지 이틀 만에 부활했습니다. 
 
민주는 '윤석열'·혁신당은 '한동훈' 정조준
 
채상병 특검법에서 특검 추천권은 조국혁신당 등을 고려해 교섭단체에서 비교섭단체로 확대했습니다. 수사 대상 역시 채상병 사건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팀에 대한 외압 의혹까지 넓혔습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호주대사로 임명되고 출국, 귀국, 사임하게 된 과정의 불법행위도 명시됐습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수사은폐 조작의 몸통은 윤 대통령이고, 국무총리와 행안부 장관, 경호처장, 집권여당이 공범"이라며 "특검법을 빠르게 재추진해서 채 해병 사건의 모든 의혹을 반드시 규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채상병 특검법' 외에 전 국민 25만원 지급을 골자로 한 '민생위기극복 특별법'도 당론으로 발의했습니다. 당초 이재명 대표는 전 국민 대상 지급을 주장했지만, 21대 국회에서 여당이 '차등 지급'의 필요성을 강조해 한발 물러섰습니다. 이에 따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고, 소득 수준에 따라 25만원 이상 35만원 이하로 지급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총선 때 예고했던 것처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법안을 제출했습니다. 이 법안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검사·장관 재직 시 비위 의혹 및 자녀 논문대필 등 가족의 비위 의혹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으로 이른바 '한동훈 특검법'입니다. 대표발의자는 검찰 출신 박은정 의원입니다. 특검법은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이 15년 이상의 판·검사 경력이 있는 변호사 중 2명을 추천해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특별검사를 임명하도록 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개혁신당, 정치개혁 법안…국힘 의원 1호는 '이공계특별법'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당론 1호 법안 발의에 좀 더 숙고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날 당선인 워크숍을 진행한 국민의힘은 31일 1호 법안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개혁신당에서는 이날 정치개혁 관련으로 3대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정치개혁 과제로 꼽히는 중대선거구제, 비례대표제, 선거 캠페인 규정 등을 놓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원 개개인의 1호 법안 발의도 이어졌습니다. 22대 국회에 가장 먼저 접수된 법안은 서미화 민주당 의원의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입니다. 법안엔 기존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을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을 위한 법'으로 법률명을 재정의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서 의원과 보좌진은 이 법안을 22대 국회의 1호 법안으로 내기 위해 지난 27일부터 3박4일 동안 '밤샘' 대기를 이어왔습니다.
 
22대 국회 2호 법안은 '탈북 공학도' 출신인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낸 '이공계 지원 특별법'입니다. 이공계 대학원생에게 연구생활 장려금을 지원하고 병역특례제도를 마련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박 의원은 이를 포함해 기업부설연구소법, 전자정부법 등 3개 법안을 제출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이 22대 국회에서 발의한 첫 법안입니다.
 
또 여야 일부 의원들은 '지구당 부활'과 관련한 법안을 첫 번째로 내놨습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지구당 부활 내용을 담은 법안을 각각 발의했습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은 기득권의 벽을 깨고 정치신인과 청년들에게 현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구당을 부활하는 것이 '정치개혁'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구당 부활에 힘을 보탰습니다.
 
천안=박주용·이진하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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