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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야 192대 국힘 108…윤 대통령 '사면초가'
사상 최대 격차 '여소야대'…윤석열정부에 '단죄'
총선 후폭풍 불가피…여권 수뇌부 줄줄이 사퇴
흔들리는 국정동력…"남은 임기 레임덕 가능성"
2024-04-11 17:13:21 2024-04-12 08:40:18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민심의 회초리는 매서웠습니다. 거센 '정권심판론'을 앞세운 국민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레드카드를 꺼냈습니다. "국정기조를 다 바꾸라"는 준엄한 명령이 범야권 192석으로 표출됐습니다. 민주당은 단독 과반을 차지했습니다. 범야권의 압도적 승리입니다. 반면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가까스로 개헌·탄핵 저지선(108석)을 지켰지만, 총선 3연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사상 최대 격차의 '여소야대'로 여권 전체가 아노미 상태에 빠졌습니다. 성난 민심은 윤석열정부의 독선·오만·불통'에 '단죄'를 내렸고, 무능한 여당을 향해 '완패'라는 참혹한 성적표를 안겼습니다. 22대 총선이 범야권 압승으로 끝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남은 3년 간의 국정운영도 험로를 걸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국민의힘 지역구 90석…민주화 이후 '가장 초라한' 성적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체 254개 지역구 중 161곳에서 승리했습니다.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수도권 122석 중 102석을 싹쓸이했습니다. 더불어민주연합은 비례대표 36석 중 14석을 얻었습니다. 여기에 조국혁신당은 돌풍에 힘입어 비례대표 의석 12석을 꿰찼습니다. 개혁신당 역시 지역구 1곳과 비례대표 의석 2석을 확보했으며, 새로운미래와 진보당도 각각 지역구 1곳에서 승리했습니다. 범야 진영만 총 192석에 달하면서 야권은 지난 4년에 이어 향후 4년 동안에도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됐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역구에서 90석을 얻는 데 그쳤습니다. 집권당으로는 민주화 이후 최소 의석을 얻으면서 불명예를 기록했습니다. 그나마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비례대표 의석을 18석 얻으면서 총 108석을 확보, 개헌·탄핵 저지선은 지켰습니다. 그럼에도 소수 여당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면서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 동안 이 답답한 구도를 더 안고 가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이 같은 총선 결과는 역대 가장 큰 여야 의석수 격차를 기록했습니다. 범야권이 신속지정안건(패스트트랙) 지정 요건인 의석수 5분의 3(180석) 이상을 가져가면서 정부·여당은 입법을 통한 국정과제 추진 역시 급제동이 걸리게 됐습니다. 민주당은 압도적인 의석의 원내 1당을 차지하면서 '여소야대' 의회 지형은 22대 국회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윤, 여당에 대한 장악력 '뚝'…집권 3년차 '식물 정부'
 
국민의힘이 2016년 20대·2022년 21대에 이어 이번 총선마저 3연패에 빠진 것은 기본적으로 현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을 향한 분노한 민심을 현 정부를 엄중하게 심판했고, 무능한 집권여당을 향해 매서운 회초리를 들었습니다. 대통령을 배출한 여당이 대통령 임기 내내 소수당에 머무르는 첫 사례를 기록한 점만 봐도, 민심은 무능함을 향해 단죄를 내렸습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반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비호감마저도 넘어섰습니다.
 
'정권심판론'의 후폭풍은 이미 가시화됐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한 대통령실 고위급 참모진 등 여권 수뇌부 인사들이 이날 줄줄이 사퇴했습니다. 물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같은 날 모든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총선 결과에 책임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참패 성적표를 받아든 정부·여당의 향후 여정은 가시밭길입니다. 민심의 엄중한 경고장을 받은 윤 대통령은 여당에 대한 장악력도 급속히 약화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온통 야권으로 둘러싸인 국회뿐 아니라 국민의힘마저 생존을 위해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더 막강해진 의회 권력, 거야의 벽, 여당의 거리두기 지형 안에서 윤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사면초가에 빠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주요 외신들 역시 윤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 가능성을 높게 바라봤습니다. 미국 AP통신은 이날 야당의 압승을 전하며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을 레임덕으로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고, 뉴욕타임스(NYT)는 "윤 대통령은 남은 임기 레임덕이 될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영국 BBC 방송 역시 "윤 대통령은 외교정책 성과 외에 성과가 거의 없이 퇴임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고, AFP 통신도 "야당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윤 대통령을 사면초가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인천시 해경전용부두에 정박 중인 해경 3005함에서 열린 꽃게철 불법조업 단속 현장 점검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사진)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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